증권사 1분기 '함박웃음'…작년 1년 농사 석달만에

입력 2015-05-12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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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이어진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장세로 '고난의 행군'을 하던 증권사들이 모처럼의 호실적에 웃음을 지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4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4천478억원으로 작년 1분기 1천625억원의 2.7배를 웃돈다.

이는 4개사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 6천218억원의 72% 수준이다.

현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천44억원, 867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5,870.7%, 1,679.2% 증가했다. 현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연간 영업이익 397억원의 2.6배나 됐다.

메리츠종금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4% 증가한 888억원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이번 1분기에 1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천425억원과 1천12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2.4%, 83.3% 증가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증권사들의 이익 전망치도 높게 형성됐다.

NH투자증권도 작년 한 해와 맞먹는 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이번 1분기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투자증권을 핵심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도 올해 1분기에 1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됐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4.04 %, 37.11% 증가한 363억원과 695억원의 1분기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고 대신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연간 수준인 400억원으로 전망됐다.

증권사들의 수익 개선은 주식 거래 급증과 채권 운용 수익 급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7천억원으로 2012년 1분기 5조9천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삼성증권은 1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 9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30억원가량, 작년 1분기보다 230억원가량 늘어났다.

여기에다 1%대 기준금리 시대를 맞아 시중 자금이 은행·보험권을 이탈해 주가연계증권(ELS) 등 증권사 상품으로 유입돼 사별로 상품 운용 수익도 많게는 수백억원 단위로 늘어났다.

4월에 코스피 랠리로 거래량이 급증한 만큼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코스피가 최근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거래량 증가폭이 둔화한 데다 선진국의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채권 금리도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우려할 대목이다. 지난주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대형 증권사들은 채권 운용에서 1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의 절대 수준이 낮아져 은행이나 보험사들보다 증권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주가와 채권 시황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달렸지만 증권사들의 영업 환경은 2분기까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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