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공직자 재산 등록 신고를 할 때 부인의 일부 현금 자산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홍 지사가 성 전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기탁금 출처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홍 지사는 11일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자청한 기자 간담회에서 경선 기탁금 1억2천만원 출처와 관련, '집사람이 모아둔 개인 비자금'이라고 공개했다.
경선 기탁금은 홍 지사의 부인이 2004년 8월 모 은행 지점에 대여금고를 만들어 보관한 현금 중 일부라는 것이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당시 경선 기탁금이 1억2천만원인데, 어디서 돈 구할 데 없느냐고 하니까 아내가 6월 23일 아침에 출근하려는데 돈을 가져와 국회 보자기에 싸 주었다"며 "문제의 소지가 뻔한데 거기에 부정한 돈을 받아 정치자금 계좌에 입금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대여금고에는 모두 3억원가량이 있었는데 경선 기탁금으로 1억2천만원 사용했으며 아들 결혼식 때 3000만원을 쓰고 1억5000만원이 남아 있다는 얘기를 아내에게서 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홍 지사는 이같은 부인의 비자금 보유 사실을 최근 수사과정에서 알았음을 시사했다.
공직자 윤리법은 본인과 배우자의 1천만원 이상 현금이나 예금을 모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홍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이나 경남지사로 재직하면서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부인의 비자금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다.
재산 등록이 누락된 것으로 밝혀지면 공직자 윤리법 위반 혐의로 과태료 부과 등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홍 지사는 "내가 알아야 등록하지. 이번에 알았다"며 "(재산 등록 누락 부분이 문제가 돼) 검찰이 별건으로 입건하면 조사를 받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월 26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에 따르면 홍 지사는 2014년 재산 29억4천187만8천원을 신고, 전년보다 2억7천179만8천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