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5월 8일 倚門之望(의문지망) 문 기대어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 마음

입력 2015-05-08 10:56수정 2015-05-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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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자식이 밖에 나가면 부모는 늘 걱정한다. 문에 기대어 기다리는 모습은 부모의 지극한 사랑과 정성을 알려준다. 중국 전한(前漢)의 유향(劉向)이 쓴 ‘전국책’ 제책(齊策)에 왕손가(王孫賈)의 어머니 이야기가 나온다.

왕손가는 15세에 제(齊)나라 민왕을 모시는 신하가 되었다. 그 어머니는 아들이 나가 집에 늦게 돌아올 때면 문에 기대서서 기다리곤 했다. BC 284년 연(燕)나라가 제나라의 도성 임치(臨淄)를 급습했을 때 민왕이 피신하자 왕손가는 급히 왕을 찾았으나 허탕을 치고 돌아왔다. 어머니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아침에 나가 늦게 돌아올 때면 나는 대문에 기대 돌아오는지 바라보았고, 네가 저녁에 나가 돌아오지 않으면 나는 마을 문에 기대서서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女朝出而晩來 則吾倚門而望 女暮出而不還 則吾倚閭而望] 너는 지금 왕을 섬기는 몸으로 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면서 어찌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느냐?”

의문지망(倚門之望) 의문이망(倚門而望) 의려지망(倚閭之望) 의려지정(倚閭之情)은 여기에서 유래된 말이다. 줄여서 의망(倚望)이라고 쓴다. 주(周)나라 때 확립된 행정구역에 스물다섯 집을 리(里)라 했고, 리마다 세운 문을 려(閭)라 했다. 왕손가가 다시 알아보니 민왕은 이미 초(楚)나라의 장군 요치에게 살해당한 뒤였다. 왕손가는 사람들을 모아 요치를 주살했다.

양주동 작시 이흥렬 작곡 ‘어머니 마음’의 제 2절 “어려선 안고 업고 얼러 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마음 앓을사 그릇될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에 주름이 가득 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님의 정성은 지극하여라”에도 문 기대어 기다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3절에 나온 대로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뿐이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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