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급락한 가운데 발생한 손실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에게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은 10.66% 급락했다. 주가는 전날보다 1만7000원 떨어진 14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1조5325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18조9576억원으로 내려갔다. 하루 사이에 2조5749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이날 급락 배경과 관련해 제일모직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전날 한 매체가 삼성그룹이 삼성그룹 고위관계자의 언급을 인용, 삼성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영향이라는 것이다. 제일모직은 그동안 삼성그룹 승계구도의 핵심 수혜주로 꼽혀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제일모직의 급락을 지주회사 전환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짓기 어렵다고 말한다. 본질적으로는 그동안 제일모직의 주가가 실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상승한 데 대해 시장의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보도가 나온 내용은 삼성에서 전부터 하던 얘기. 직업적인 투자자들이 이 뉴스를 보고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을) 언젠가 하긴 하겠지만 현행법체계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날 뉴스가) 지금 시점에서 주가를 급락시킬만한 새로운 재료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기관이 뉴스를 명분으로 가지고 있던 제일모직 물량을 털어냈다고 봐야 한다”며 “오늘 코스닥이 기관투자자의 유입으로 상승했는데, 이 돈이 제일모직을 판 돈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