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n 세종] 국토부 예산파워 1위 ‘도로국장’

입력 2015-05-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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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산 9조원… 주요 국도 신설 확·포장 결정에 국회의원도 애정공세 펴는 요직

정부부처 중에서 국회의원들의 연락을 가장 많이 받는 자리를 손꼽는다면 언제나 수위 안에 드는 자리가 있다.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직이 이에 포함된다.

도로국은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 민자도로를 건설하고 유지·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내 고장, 내 지역구에 번듯한 도로 하나 내놓은 것보다 나은 업적이 또 있으랴. 드러내진 않지만 의원들의 도로국장을 향한 애정(?)은 이를 바탕으로 뿌리 깊다. 실제로 도로국장이 국도 신설이나 확·포장 우선순위를 결정했기 때문에 늘 지역구 의원들로부터 청탁을 받곤 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아직까지 도로국장을 무시할 수 없다.

이 같은 도로국은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호남고속도로 등을 건설하면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도로국 주관 하에 건설된 이들 주요도로들이 국내외 물동량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좌우했기 때문에 국토부의 건설적 이미지를 가장 많이 구현하는 부서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도로 건설 물량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게 도로건설 분야다. 올해 예산을 기준으로 도로 관련 예산은 9조원이나 되며 이는 국토부 전체 예산 22조원의 약 41%를 차지하고 있다. 단연 국토부 최고 예산인데다 호남고속철도 건설로 부각되고 있는 철도예산보다 10배가량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국장직도 변화를 거쳤다. 참여정부 시절 국토부 조직이 실장 체제로 바뀌면서 2005년 9월부터는 실장 아래 도로기획관으로 바뀌었고, 2008년에는 다시 도로정책관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직제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업무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명맥을 유지해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선 도로국을 실장 밑에서 때어내 2차관 직속의 독립국으로 승격시켜 힘을 더한 양상이다.

이 같은 막강한 자리인 만큼 국토부 내에서도 도로국장직은 선망의 대상이다. 특히 기술직 중 토목직에선 실장급 승진을 위한 필수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도로국장을 거친 공무원은 대부분 1급 실장까지 승진했고, 참여정부 이후 차관(급)까지 승진한 예도 3명이나 됐다. 기술직인 만큼 출신별로는 행정고시보다 기술고시 출신이 많은 편이다.

국토부 토목직 공무원의 선봉격인 남인희 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은 도로국장 이후 기반시설본부장과 차관보, 행복도시건설청장까지 승진 가도를 달렸다.

기술고시 13회 동기인 권진봉 전 감정원장도 도로국장을 거쳐 건설수자원실장까지 지냈다. 김명국 전 서울국토관리청장도 동기였다. 김형렬 대변인도 도로국장을 거쳤다.

행시 출신으로는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도로국장직을 거쳐 물류혁신본부장과 교통정책실장까지 승진했다.

이재홍 파주시장도 도로국장을 거쳐 청와대 비서관, 기획실장, 행복도시건설청장까지 올랐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파주시장에 당선됐다.

이 시장과 행시 동기인 박기풍 전 1차관도 도로국장,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고 나서 차관으로 승진한 바 있다.

이승호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위원장과 도태호 전 기획관리실장도 도로국장 출신이다.

최근에는 권병윤 종합교통정책관이 대변인과 서울지방청장을 지내고 나서 도로국장을 역임했다.

현직으로는 익산국토관리청장과 도시정책관을 지낸 김일평 도로국장이 올 초부터 도로국을 이끌며 민자사업자의 출자자 변경을 통한 금리인하로 통행료를 낮추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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