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5월 4일 殺身成仁(살신성인) 목숨을 바쳐 옳은 도리를 행하다

입력 2015-05-0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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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5월 4일은 국제 소방관의 날(International Firefighters’Day). 소방관들의 노고와 희생에 감사하자.

얼마 전 소방관 방화복이 성능 검사를 받지 않았다 해서 1만9000여벌이 회수됐다. 국민안전처의 검사 결과 성능엔 이상이 없었지만 대체 방화복이 지급되지 않는 문제가 새롭게 제기됐다. 최근 5년 동안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우리나라 소방관은 29명이나 된다. 1만명당 순직률이 미국 일본보다 높다는데, 순직 인정 요건도 아주 까다롭다. 온몸을 바쳐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힘쓰는 소방관들의 살신성인(殺身成仁)에 대한 보답과 감사는 아직도 이렇게 박하다.

살신성인은 자기 몸을 희생해 옳은 도리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논어 위령공(徫靈公) 편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뜻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인을 해치는 일이 없다. 자신을 죽여서라도 인을 이룩한다.”[志士仁人 無求生而害仁 有殺身而成仁] 살신입절(殺身立節)도 비슷한 말이다. 비루하게 제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인을 해치는 것과 내 몸을 죽여서라도 인을 이루는 일은 병존할 수 없다.

맹자 고자장구(告子章句) 상에는 “삶 또한 내가 바라는 바요 의(義)도 내가 바라는 바이지만, 이 둘을 함께 얻을 수 없을진댄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하겠다”[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捨生而取義者也]는 말이 나온다. 바로 사생취의(捨生取義)다. 맹자는 이 대목에 앞서 “물고기와 곰 발바닥이 다 좋지만 둘 다 얻을 수 없으면 곰 발바닥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보다 나은 것을 선택한다는 것인데, 구차한 삶보다 의에 충실한 게 낫다는 뜻이다.

이런 자세와 반대로,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기는커녕 개인의 성공과 영달을 위해 남을 죽이는 사람들은 살인성신(殺人成身)의 무리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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