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벤처업체 ‘IDG캐피탈’과 MOU 체결…신생기업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에 투자
미국 대형은행인 골드만삭스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관련 업체에 5000만 달러(약 537억1500만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비트코인의 미래와 신뢰도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의 첫 주요 투자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금융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샤오미’ ‘바이두’등 중국 내 1위 기업 10여 개를 양성해낸 중국 벤처캐피탈업체인 ‘IDG캐피탈’과 협력해 비트코인 관련 기업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두 회사는 비트코인을 통해 지급·결제를 추진하는 신생기업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이하 서클)’에 투자한다. 서클은 유치한 투자자금으로 수수료 없이 달러를 송금하거나 보관할 수 있는 자사의 서비스를 마케팅할 계획이다. 또 향후 위안화로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IDG캐피탈은 향후 서클이 중국 시장 내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것에 도움을 줄 계획이며 골드만삭스 역시 같은 목적으로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그동안 유럽 등 일부 국가의 금융ㆍ투자회사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의사를 밝혔으나 실제로 눈에 띄는 투자가 이뤄진 것은 이번 골드만삭스가 처음이다.
2013년 120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각종 사기 사건 등으로 최근에는 225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골드만삭스가 적지 않은 규모를 투자하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현존하는 실물화폐를 통한 지급과 결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도 복잡하지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비용과 편의성 면에서 큰 장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가 앞으로 금융거래에서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가상화폐를 통한 지급ㆍ결제 시장의 규모가 1조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번 투자 사실을 공개하며 직접적으로 비트코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엄청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거듭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