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수 외무장관으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드 빈파이잘 알사우드 외무장관이 40년의 재임 기간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75세인 사우드 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사우디의 왕세제 교체와 함께 단행된 내각 개편에서 물러나게 됐다.
1940년생인 그는 불과 35세였던 1975년 3월부터 무려 40년간 중동의 맹주 사우디의 외무장관을 지냈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그는 세계 최장수 외무장관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즉위한 살만 국왕을 포함해 그가 외무장관으로 거친 사우디 국왕만 4명에 이른다. 외무장관 재임 기간이 40년이나 되는 만큼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학사과정을 마친 후 그는 사우디 정부의 핵심부서인 석유부 차관을 지냈고, 1975년 3월25일 파이잘 국왕의 피살 사건 뒤 왕위를 이어받은 4대 칼리드 국왕은 3월29일 그를 외교장관으로 임명했다.
1975∼1982년,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과 내전, 1987년과 2000년 팔레스타인 인디파다(민중봉기),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1990년 걸프전쟁과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 중동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모두 겪었다.
사우디의 외교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는 국왕이지만 그는 살만 국왕을 제외한 세 국왕의 신임을 받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친미 외교노선에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서 석유로 쌓은 부를 기반으로 한 사우디의 조용한 외교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2009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내가 이룬 성공보다 실망감으로 나를 재단할 것”이라며 그동안 쌓은 업적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