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공개매수 및 경영진 교체 가능성 제기
유진기업이 다섯달만에 서울증권 지배주주로 단독 승인을 받음에 따라 서울증권의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한 지분확보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22일 지배주주변경 승인을 받은 유진기업은 승인일로부터 6개월이내에 지배주주 변경 승인신청서에서 밝힌 25%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 유진기업이 원하는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최대주주 확정 이후에도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진기업 지배주주 단독 '승인'
서울증권 경영진에 제동을 걸고 적대적 M&A를 선언한 한주흥산이 싱겁게 물러남데 따라 유진그룹의 향후 서울증권 추가지분 확보는 좀 더 용이해졌다.
22일 금융감독위원회는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유진기업이 제출한 서울증권 지배주주주변경 승인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주흥산은 감독당국이 불공정하게 심의를 했다며 이날 오전 지배주주변경승인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이번 지배주주 변경 승인이후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해 서울증권의 안정적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6개월 이내 지분 25%를 확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승인일로부터 6개월이내인 내년 6월 21일까지 서울증권 지분 25%를 확보해야 하며, 이 기간내에 지분 25%를 취득할 경우 금감원에 보고를 해야 한다. 이때 감독당국은 지분 취득 자금 중 3분의 1이상이 자기자본일 경우 최종 지배주주 승인을 확정짓게 된다.
◆지분 25%만들기 '예상 시나리오'
현재 서울증권의 최대주주는 피델리티펀드로 5.20%(1377만주)를 보유중이다. ▲2대주주는 강찬수 외 2인 5.14%(1361만주) ▲장세헌외 4인 4.99%(1322만주) ▲한주흥산외 3인 4.96%(1314만주) ▲유진기업 4.84%(1282만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지난 7월말 서울증권 강찬수회장 측과 '지배주주 승인 조건부 계약'이 성사될 경우 보유지분율은 11.52%(3103만주)로 높아지게 된다. 신주인수권을 제외할 경우 유진기업의 지분율은 9.71%(2564만주)다.
이경우 유진기업이 장내에서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 물량은 13~15%가량이나 강회장 측의 막대한 스톡옵션을 포함한다면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현재 강찬수 회장과 특수관계인인 노응욱, 강진순 이사가 보유한 스톡옵션 행사가능물량은 1381만주로 현재 유진기업이 직접 보유중인 지분(1282만주, 4.84%)보다도 많다. 행사가액과 행사가능시기를 고려할 경우 현 시점에서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 물량은 563만주(2.08%)이나 내년 5월말 이후에는 881만주로 크게 늘어난다.
또 유진기업이 강찬수 회장 외에 대량으로 주식을 보유중인 주주로부터 매입할 가능성도 크다. 경영권 인수 경쟁을 벌였던 한주흥산을 제외하더라도 장세헌 회장(4.99%)과 피델리티(5.20%) 등을 통해 10%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유진기업 관계자도 "아직까지 장세헌 씨나 피델리티 측과 직접 접촉한 적은 없지만 향후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 및 현 경영진 변동 가능성도
유진기업이 지분 25%를 취득한 이후 금감원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그 이후에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지분을 추가 취득할 수 있다.
박광철 금감원 증권감독국장은 "일단 6개월이내 25% 지분취득이 완료되고, 일정요건을 충족시켜 지배주주로 최종 확정될 경우 감독당국은 더이상 관여할 이유가 없다"며 "이후에는 최대주주로서 지분 취득을 맘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유진기업이 최소 30%대까지는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했다 함은 3분의 1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경우를 지칭한다.
유진기업 측은 "방법이 어찌됐건 우리의 전제조건은 안정적인 서울증권 경영권 확보에 있으며, 절차, 방법 등을 논의해 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다양한 방법을 모색중이나 현재 공개매수 규모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지난 7월 강 회장과 지배주주 승인 조건부계약을 체결할 당시 큰 틀에서 서울증권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 경영진의 변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상황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경영진 구성이 어떻게 될지 확실치 않다"며 "최근에 강찬수 회장 측과 접촉한 적이 없어 추후 자리를 마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