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논란 '4대악 보험' 결국 실패

입력 2015-04-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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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관련상품 출시했지만 9개월간 1건도 판매 안 되

박근혜 대통령의 사회 4대악(惡) 척결 공약에 따라 추진한 ‘4대악 보험’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출시 전부터 포퓰리즘 상품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4대악 보험이 9개월여간 단 한 건도 판매되지 않아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란 지적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현대해상이 출시한 정책성 상품 ‘4대악 보험’(행복을 지키는 상해보험)은 9개월여가 지난 현재 단 한 건도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은 18대 대선 후보 시절 4대악인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을 근절하겠다고 공략을 내걸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4대악 척결범국민운동본부는 정부에 관련 보험상품을 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직접 나서 현대해상과 기획해 상품을 개발, 판매했다.

이 상품은 학교폭력·성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 등 이른바 4대악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상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체보험 형식으로 가입하면 해당 지역 내에서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개인이 가입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상품 출시 후 지자체가 공동기금을 조성해 각 지자체 관할구역 내 대상자에 무료 가입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지자체들은 단체보험이다 보니, 예산 문제 등으로 가입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예산을 편성해 4대악 보험에 가입한다면 학교폭력 등이 활성화됐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입을 기피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4대악 보험은 출시되기 이전부터 실패가 예견됐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정책 홍보용으로 출시된 자전거보험, 녹색자동차보험 등이 시장의 외면으로 유명무실해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4대악 보험은 정부의 공약이기 때문에 출시 전부터 포퓰리즘 상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책임져야 할 학교폭력 등에 대한 지원을 민간 보험사에 떠넘겼다 실패한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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