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한 떠난다고 막장드라마 없어질까 [오예린의 어퍼컷]

입력 2015-04-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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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임성한 작가의 은퇴설로 뜨거웠다.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이 22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에 출석해 임성한 작가와의 단절을 선포했고. 이에 임성한의 매니먼트사인 명성당 엔터테인먼트 이호열 대표는 다음날 임성한 작가의 은퇴를 선언했다. 많은 이들은 막장드라마의 원조격인 임성한 작가의 은퇴로 인해 막장드라마의 기세가 한 풀 꺾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임성한 작가가 떠난다고 막장드라마가 없어질까. 지난해 7월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는 막장드라마의 유행 이유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당시 김구라는 “드라마 제작비가 없으니까 야외는 못 나가고 세트장에서 찍어야 하니 막장 요소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막장드라마를 만들게 될 수밖에 없는 원인은 바로 열악한 제작환경이다. 드라마의 외주제작 비율은 약 70~80%로 실제 방송사가 직접 제작하는 드라마는 아침드라마와 평일저녁 일일드라마 정도다. 외주 제작 드라마는 방송사에서 충분한 제작비를 지원받지 못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자본과 최소한의 인력으로 높은 시청률을 이끌 수 있는 막장 요소를 찾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모자란 제작비를 늘리기위해 제작진은 PPL을 극에 넣는다. 과거 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의 코너 ‘시청률의 제왕’처럼 PPL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억지로 스토리를 만들어 내다보니 그 자체도 막장이 된다.

2013년 KBS 2TV 드라마 ‘루비반지’의 전산PD는 제작발표회 당시 “드라마 제작 환경이 열악해진 가장 큰 이유는 시청률이 잘 나오는 연속극 위주의 제작이다. 기본적으로 드라마를 찍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 제작을 하며 방송사가 가장 크게 수입을 올리는 부분은 광고료다. 그러나 광고료는 10년 째 오르지 않고 있고 배우의 출연료와 작가 고료 등은 계속 올라 PPL을 안 쓸 수 없다”고 척박한 드라마 제작 현실을 말했다.

전산 PD가 지적한 것처럼 현재 한국의 드라마는 제작비와 직결되있는 시청률 지상주의에 귀속돼있다. 그렇다보니 막장드라마라도 시청률만 잘 나오면 바로 그것이 수입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방송사나 제작진들은 눈을 감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는 눈 앞에 수익에만 급급한 것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방송을 편성하고 제작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막장드라마를 쏟아낼수록 방송사의 이미지는 추락하고 대중에게 신뢰를 잃을 뿐이다. MBC가 임성한 작가와의 결별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임성한 작가가 은퇴를 한다 하더라도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의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막장으로 무장한 제2의 제3의 임성한 작가는 계속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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