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대박, 국내선 미지근… 내수 흔들리는 스마트폰 시장

입력 2015-04-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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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제품 '테스트베드' 한국시장 이상 기류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엣지는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내수침체ㆍ시장포화ㆍ단통법 등의 악재로 판매량이 저조하다. 26일 서울 시내 핸드폰 매장에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세계에서도 최신스마트폰의 ‘테스트베드’로 손꼽히는 한국시장에서 이상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얼리어답터 성향이 짙은 한국소비자들이 어찌된 일인지 최신스마트폰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에 더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소비자의 구매심리가 꽁꽁 얼어 붙어 생긴 현상이지만, 생각보다 심각한 흐름이다. 반면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대조적인 모습이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해외시장 흥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시장은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이동통신3사를 통해 국내에 선보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인 제품이다. 그만큼 흥행 기대감도 컸으나 판매량이 목표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국내 판매량이 당초 기대치를 맡돌면서 향후 출시될 LG전자의 G4 등 최신스마트폰의 판매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해외선 잘나가는 갤럭시S6 시리즈…안방은 ‘흔들’ = 미국을 비롯해 영국, 네덜란드, 인도 등 1차 판매에 들어간 국가의 갤럭시S6와 엣지 주문량이 갤럭시S5 때보다 최대 3~5배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시장에선 전작인 갤럭시S5보다 2배 이상 많이 주문됐고, 인도에선 선주문량만 수만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확한 집계자료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달 17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중국시장의 갤럭시S6와 엣지의 출발도 산뜻하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징둥에서 판매된 황금색 갤럭시S6 엣지 32GB 4000대가 판매 1시간 여만에 매진됐고, 다른 색상의 제품들 역시 불과 몇 시간만에 초도 물량이 다 팔렸다.

이와 달리 국내시장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처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으나, 얼마 뒤 시장의 반응이 싸늘해졌다. 통신3사의 하루 판매량이 1만대를 힘들게 넘기면서 삼성전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단말기 유통 대리점에서는 갤럭시S6와 엣지의 일일 판매량 기준으로 SK텔레콤이 6000대,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4000대, 3000대가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가 목표로 잡았던 판매량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당황한 삼성전자가 추가로 판매 장려금을 올리면서 판매량이 조금 늘었으나 여전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출시 2주째인 지난 24일 통신3사에서 판매된 갤럭시S6와 엣지 규모는 25만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SK텔레콤이 13만대를 조금 넘겼고, KT가 7만대, LG유플러스가 5만대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6와 엣지 출시 전 기대감이 컸던 것과 달리 유통시장의 구매력은 높지 않다”며 “그나마 삼성전자에서 장려금을 올려서 하루 판매량이 조금 늘어난 수준”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G4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 22일 통신 3사를 통해 G4의 예약판매가 시작됐으나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층이 많지 않다.

단말기 판매유통점 관계자는 “갤럭시S6 시리즈에 이어 G4도 예약판매를 하고 있으나 대부분 조건을 물어보는 수준”이라며 “실질적인 예약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전했다.

◇‘경기침체+단통법+대체시장’ 트리플 악재 =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시장에서 최신스마트폰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경기침체와 맞물려 복합적인 악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인 경기침체 영향으로 최신 스마트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지갑도 굳게 닫혔다. 여기에 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 상한선과 관련한 불법보조금 조사와 처벌을 강화하면서 고가의 스마트폰 판매시장이 찬바람을 맞고 있다.

단말기 판매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보조금 조사와 처벌이 강화된 뒤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크게 줄고 있다”며 “과거와 비교하면 매장을 방문해 상담한 건수는 큰 차이가 없지만 판매량으로는 최소 30% 이상 급감한 것 같다”고 답답해 했다.

통신3사의 단말기 교체는 번호이동과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3가지 구조다. 이중 번호이동이 단말기 교체수요를 가장 크게 일으킨다. 통신3사의 단말기 교체비중에서 50%까지 차지하는 곳도 있다.

지난해 2월 통신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129만7092건인 반면, 올 2월에는 57만 9878건이다. 전년 동월 대비 44.6% 수준이다. 월간 기준으로 예년의 100만건인 번호이동 건수가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대체시장도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1년 7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시장 가입자(5600만명)의 8.9% 수준인 500만명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올 연말까지 600만명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 가입자의 10%를 넘는 비중이다.

중고폰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도 최신 스마트폰의 구매력을 잃게 만든 요인이다. 이달 24일부터 보조금 대신 받을 수 있는 요금할인율이 20%로 커진 것도 중고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단통법 시행 직후 중고폰 시장이 크게 들썩거린 것을 고려하면 이번 20% 선택할인요금으로 중고폰 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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