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5만톤 규모 수출… 국내 철근사 가격 하락 압박 커져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톈진(天津)시 허베이(河北)구에 근거지를 둔 허베이경업집단은 자사가 생산한 철근의 한국 수출을 위해 최근 세관당국의 실사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연간 700만톤의 철근을 생산하는 철근 전문 제조사다. 700만톤은 지난해 국내 철근 총 수요의 52.2%에 달하는 규모다.
허베이경업집단은 늦어도 6월부터 한국 시장에 철근을 수출할 계획이다. 초기 월 수출 규모는 1만5000톤 수준이다. 지난달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5만6000톤인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중국 철강사가 국내 철근 시장까지 넘보자 철강업계는 그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철근은 철강재 중 저가에 속해 대부분 내수에 쓰이고 수출량은 많지 않은 제품이다.
중국산 철근은 수입량은 지난해 57만6000톤으로 전년보다 93.0% 상승했다. 올해도 증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중국산 철근은 전년 동기 대비 25.8% 늘어난 15만4000톤이 국내에 들어왔다. 중국산 철근은 지난해 국내 시장의 4.3%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들어 수입량이 더 늘어나면서 업계는 점유율 10% 돌파는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중국산 철근의 대거 유입으로 국내 업체들의 경영 환경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등은 건설업 불황 여파로 올해 2분기 철근 출하가격을 전 분기 대비 톤 당 4만5000원 내린 60만원으로 결정했다.
국내 한 철강사 관계자는 “중국산 철근의 낮은 가격은 국내 업체가 따라갈 수 없는 실정”이라며 “중국산 철근 수입 규모가 폭증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가격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산 전체 철강재의 수입 규모도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의 수입규모는 1340만톤으로 전년보다 34.9% 늘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국내 철강시장 상황과 완전히 괴리된 중국산 수입 증가로 시장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