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기 연속 적자 예상…온라인사업·CS조직 정리수순
박관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의장<사진>이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지금의 조직체계로는 적자의 늪을 탈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박 의장이 긴긴 적자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사업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박 의장이 사업구조조정을 통한 군살빼기 카드를 꺼내 든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최근들어 위메이드가 부쩍 여러 게임사와 접촉하며, 사업구조조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도 박 의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눈길은 끄는 것은 사업구조조정 협상에서 고용승계 조건을 달고 있는 부분이다. 이는 박 의장이 조직 재정비와 함께 자연스런 인력 효율화를 노린 계산이 적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위메이드는 몇 년 사이 게임업계 인력을 블랙홀처럼 흡수하며 비대해진 몸집을 갖춘 상태다. 지난 2010년 400여명 수준이던 위메이드 인력은 개발자와 신규인력 등을 충원하면서 1000여명까지 늘었다. 실적은 나빠진 상황에서 늘어난 인력은 그대로니 박 의장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위메이드가 내부 조직 체계의 한 영역인 고객지원(CS)파트를 네시삼십삼분(4:33)에 넘기기 위한 협상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위메이드는 CS조직을 네시삼십삼분의 CS 전문자회사인 큐로드에 매각하기 위한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위메이드는 고용승계 조건을 달았다. 네시삼십삼분 역시 CS조직의 확대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이번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가 네시삼십삼분과 CS조직을 넘기는 것을 놓고 접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상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위메이드가 국내 온라인 게임 사업권을 와이디온라인에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위메이드는 잇따라 와이디온라인과 접촉하며 이카루스 등 온라인 게임 부문 매각을 협상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도 위메이드는 고용승계를 내걸었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위메이드의 온라인 게임 사업조직 인력이 와이디온라인으로 고용승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박 의장이 구조조정에 적극 나선 배경에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실적 때문이다.
당장 올 1분기 실적도 밝지가 않다. 신작 출시 공백에 흥행작 부재가 겹치면서 흑자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위메이드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이 60억원 전후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13년 4분기 35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하게 된다. 당연히 이 기간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다. 2013년 4분기(-7.41%), 2014년 1분기(-26.40%), 2분기(-12.25%), 3분기(-12.43%), 4분기(-27.35%) 연속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가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1월 5만원까지 근접하던 주가는 뒷걸음질 치며 3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1년전 4만84000원 보다 1만원이 빠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의장의 결단이 필요했다는 게 게임업계의 전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박 의장이 위메이드의 상황을 전체적으로 진단하고 어떻게 손봐야 할지를 마음 먹은 것 같다”며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모바일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조직 등은 정리하는 수순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