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5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 젊은 여성이 기자회견장에 난입해 “ECB 독재를 종식하라”고 외치며 탁자에 올라서 색종이를 뿌리며 난동을 부린 것. 이로 인해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드라기 총재는 여성의 난동에도 당황하지 않고 유로존 경제와 양적완화(QE)의 효과에 대한 메시지를 시장에 보내며 QE 조기 종료설을 일축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ECB의 QE 정책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달성을 위해 1조 유로(약 1159조8700억원) 규모 채권 매입프로그램을 완료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QE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며 ECB가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이른 시기에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 목소리를 일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드라기 총재는 ECB 사상 최저 수준인 0.05%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조차 하기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에 대해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지원을) 언제 중단하겠다는 별도의 방침은 없으며 모든 것이 유로존과 그리스 협상 이후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리스 은행들이 지불 능력이 있는 한 ECB의 지원은 지속될 것이며 현재까지 그리스에 지원한 금액은 1100억 유로에 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