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담뱃세 인상으로 얻은 재고 차익을 사회에 환원한다.
15일 KT&G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초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의도하지 않게 일회성 재고 차익이 발생함에 따라 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사회공헌 사업에 쓸 계획을 수립 중이다. 재고 차익은 담뱃값 인상에 앞서 출하한 담배를 인상 이후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세금차액을 말한다.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으로 추정된다.
KT&G는 정확한 규모의 재고차익은 밝히지 않았으나, 재고 차익 등으로 3300억여원의 재원을 마련해 앞으로 4년간 △소외계층 교육·복지 지원 △문화예술 지원 △글로벌 사회공헌 △소비자 권익 보호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KT&G의 설명에 따르면 담배제조사는 일반적으로 원활한 공급을 위해 항상 일정 수량의 '안전 재고'를 두고 있다. 수십가지 종류의 담배를 많은 소매점에 끊이지 않고 공급하기 위해 공장에서 출고된 상태로 어느 정도 물량을 보관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 1월 1일자로 담배 1갑에 붙는 제세부담금(세금·건강증진기금 부담금 등)이 1550원에서 3318원으로, 1768원(4500원짜리 담배 기준)이 늘자, 이 재고에 자동적으로 이익이 더해졌다는 게 KT&G의 설명이다.
올해 출고됐다면 갑당 3318원의 세금·기금을 내야하지만 작년에 출고된 안전 재고의 경우 갑당 1550원의 세금·기금만 납부했으니 갑당 1768원의 차액이 생긴 것.
전체 세금 차익 규모는 작년 말까지 남아있다가 올해 유통된 안전재고 물량에 따라 달라지는데, 단순 계산상으로는 수 백억원에서 많게는 수 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 일각에서는 6000억원이라는 추정값이 거론되고 있지만, 담배 제조사의 재고량은 영업비밀이어서 사실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KT&G의 판매 마진도 해가 바뀌면서 1갑당 50원(4500원짜리 담배 기준)정도 늘었지만 이는 생산·출고 시점이 작년이건 올해건 관계없이, KT&G가 편의점 등 유통업체에 담배를 넘길 때 붙는만큼 재고에 따른 차익으로 간주하기 어렵다.
특히 KT&G는 이 같은 재고 차익이 결코 의도적 사재기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정부 정책에 따라 오히려 판매점 공급량을 평소 대비 104% 수준으로 늘렸고, 같은 해 12월 16일 정부가 고시를 수정한 이후에는 120%까지 확대했다"며 "동시에 공장 출고량은 30% 이상 크게 줄여 보유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