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골프장과 수상한 동침 “藥일까 毒일까”

입력 2015-04-1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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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은 국내 골프장들이 자구책 마련에 바쁘다. 최근에는 해외 골프장과 손잡고 전략적 제휴를 진행하는 골프장이 크게 늘었다.

국내 골프장과 해외 골프장의 수상한 동침이 이어지고 있다. 불황을 극복하고 새 활로 개척을 위한 양측 골프장의 전략적 업무 제휴가 그것이다.

경기 여주의 360도 골프장(대표 정유천)은 지난해 11월 태국 스프링필드리조트그룹의 로열컨트리클럽(회장 수메 인다브라)과 업무 제휴에 관한 양해각서를 썼다. 2013년 일본 홋카이도 루스츠 골프장과의 자매결연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골프장과의 제휴다. 이에 따라 두 골프장 회원들은 양측 골프장을 방문 시 그린피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구CC(대표 전태재)는 지난해 일본 구마모토현 아라오시의 그린랜드 리조트와 시설의 상호이용에 대한 계약을 했다. 구루메CC(후쿠오카현 히로카와초)와 아리아케CC(후쿠오카현 오무타시)를 평소 그린피보다 10~20% 저렴한 7200엔(약 6만5000원ㆍ평일)과 1만1350엔(약 10만3000원ㆍ주말ㆍ휴일)에 이용 가능한 내용이다. 그린랜드 리조트 골프코스의 요금할인은 없지만, 인근의 호텔 숙박료를 할인받는다. 그린랜드 리조트 회원 역시 대구CC를 이용 시 동등한 조건의 요금 할인 혜택을 받는다.

이처럼 해외 골프장과 손잡고 상생 마케팅을 시도하는 국내 골프장이 늘고 있다.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은 국내 골프장이 장기 불황과 경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회원권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계환 한국골프컨설팅 대표는 “10년 전과 비교해 골프인구는 늘었지만 신규 골프장의 증가로 개별 골프장 이용객과 홀 당 이용객은 감소하는 추세다”라며 “이에 따른 회원권 시세 하락과 입회금 만기 반환 요구에 대처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국내 골프장이 휴장에 들어가는 한겨울에는 해외 골프장에서 동등한 조건의 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어 회원들의 이용 편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제주 서귀포의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대표 전인학)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하와이, 버지니아 등 10여 곳에 골프코스를 소유ㆍ운영하고 있는 PLI(Pacific Links)와 업무제휴 중이다.

경북 경주·상주와 경기 용인에 사업장을 둔 종합 리조트 기업 블루원(대표 윤재연)은 일본의 골프 리조트 운영사인 클래식(대표 고지마 히로유키)과 회원 간 이용제휴가 이뤄지고 있다. 이 회사는 홋카이도(4개소), 도치기, 야마니시, 오사카(이상 1개소ㆍ각 18홀 규모)에 총 7개의 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경기 용인의 아시아나CC를 운영하는 금호리조트는 일본·중국 골프장과 손잡고 회원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웨이하이포인트 골프앤리조트(18홀)와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CC(27홀)다. 한국인이 즐겨 찾는 골프장으로 아시아나CC 회원은 언제든 두 개 골프장을 회원가로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이 같은 해외 골프장과의 업무제휴에 대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가시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현실적으로 회원 만족도나 골프장 경영에는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국내 골프장 회원권 소지자가 굳이 해외로 나가 골프를 즐기려 하지 않는다. 가시적 효과보다 실효성이 있는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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