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체납자 재산은닉 꼼수 백태] 세금 안내려고…부인명의로 박물관에 고가 도자기 감춰

전체 세금 체납액에서 억대 고액체납자들의 체납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1억원 이상의 고액 체납자 수는 전체 체납자의 1% 미만이지만 이들의 체납액은 2009년 전체의 29.9%에서 2010년 34.8%, 2014년 44.5%로 증가 추세에 있다.

더욱 문제는 이들 고액 체납자들은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갖가지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해 재산을 은닉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막대한 세금을 안 내고도 호화롭게 생활하는 일부 체납자 때문에 성실한 납세자들이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체납자들의 행태를 보면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 미술품을 보유하거나, 유령회사를 설립해 재산을 은닉하는 경우도 적발됐다.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고미술품 수집ㆍ감정가인 B씨는 2013년 경기도 남양주 땅을 매도한 뒤 양도소득세 11억원을 내지않은 채 소유부동산을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등 고의적으로 체납처분을 회피했다. B씨는 부인 명의의 박물관에 시가 60억원 상당의 중국 원나라 시절 도자기 12점을 감춰놓고 있었다.

국세청은 이같은 정보를 입수하고 배우자, 경찰관과 함께 수색장소를 탐문한 결과 B씨가 해당 박물관의 실질 소유주임을 확인하고 전시된 수십억원 어치의 도자기를 압류했다. 땅을 판 돈으로 고미술품과 도자기를 사들이면서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으려고 부인에게 재산을 증여했지만 결국 세정당국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고미술품 수집ㆍ감정가인 B씨는 양도소득세 11억원을 내지않은 채 소유부동산을 부인 명의의 박물관에 시가 60억원 상당의 중국 원나라 시절 도자기 12점을 감춰놓았다 국세청에 적발, 압류조치를 당했다. 사진은 B씨가 박물관에 전시해놓은 중국 원나라의 청화유리홍쌍용이편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