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인의 YO이슈] 백인경찰에 사살된 비무장 흑인, 휴대폰 영상 덕분에 억울함은 풀렸지만...

입력 2015-04-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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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경찰이 또 비무장 흑인을 총기로 사살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번 사건은 앞서 발생했던 사건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사살하는 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인데요. 미국 NBC 방송은 페이딘 산타나(23) 청년이 찍은 영상을 8일(현지시간) 공개했습니다.

영상 속에는 백인 경관인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33)가 비무장 상태인 흑인 월터 라머 스콧(50)과 몸싸움을 하다 달아나는 스콧의 등에다 대고 총을 쏴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 영상을 바탕으로 경찰 당국은 슬레이저의 혐의를 확인하고 그를 즉시 체포했습니다.

영상 촬영자인 산타나는 영상이 사회에 미칠 파장이 얼마나 클지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영상을 삭제할까 고민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피해자인 스콧이 이렇게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영상을 공개했다고 합니다. 스콧의 가족을 대변하는 크리스 스튜어트 변호사가 그를 ‘영웅’으로 치켜세웠습니다.

산타나의 영상 공개로 정당행위였다고 거짓말을 하던 슬레이저 경관이 체포돼 죗값을 치를 수 있게 됐습니다. 산타나의 제보로 피해자인 스콧의 사망 장면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인에게 공개됐습니다. 범인은 잡았지만, 스콧의 가족들은 그의 사망 장면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을 보며 무슨 생각이 들까요? 이번 총격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인 영상은 한편으로는 스콧의 억울함을 풀어준 ‘영웅’이지만 전 세계에 공개된 이상 피해자 가족에게 평생 아픔이 되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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