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납세자연맹은 7일 정부가 발표한 연말정산 대책과 관련해 "근로소득 과세에 대한 기본 철학이나 원칙도 없이 합리성과 공평성이 결여된 세법개정과 세수 추계로 소득세법을 누더기로 만들어 놨다"고 비판했다.
연맹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연봉 5500만원 이하 직장인 중 무려 205만 명이 세 부담이 늘었지만, 기획재정부는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국회에 보고하면서 2013년 세법개정에 따른 세 부담 증감이 당초 추계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맹은 기재부가 2014년 연말정산 당시 연봉 5500만원 이하 전체 과세인원(1361만명)에서 중도 입·퇴사 등으로 연봉이 과세기준에 미달하는 512만 명을 빼지 않고 증세된 비율을 계산, 전체 중 15%만 증세된 것처럼 발표했지만 이는 "1361만명에서 512만 명을 뺀 850만 명 중에서 증세된 205만 명은 무려 24%에 해당하는 높은 비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맹은 "기재부가 2014년 연말정산 결과를 그대로 2013년 세법으로 다시 연말정산 했다면 그 세부 프로그램산식을 공개해야 크고 작은 의혹이 모두 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초 기재부의 세법개정 논리와 세수추계 방식이 모두 부실했기 때문에 이번에 내놓은 보완책 역시 앞뒤가 맞지 않았고, 기재부는 여전히 복잡한 세법의 뒤에 숨어 진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연맹은 연봉 5500만원 이하 전체 직장인 중 세 부담이 감소하는 76%는 근로소득 세액공제율을 올리고 연봉별 한도를 인상하는 보완책에 따라 더 감세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기재부의 세법 설계도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연맹은 '기재부가 5천500만원 초과 근로소득자들의 증세는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하려면 "자본소득과 근로소득의 형평성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기재부가 처음부터 연봉 5천5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는 증세하지 않도록 세법을 설계했다면 국민이 국가를 불신하고 세법은 한층 복잡해지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