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폭언 교감, 오히려 당당 "휴대폰비 내고 급식비 안 내는데?"
"휴대폰은 있는데 급식비를 안 내는 학생을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급식비를 미납한 학생에게 폭언을 한 서울 은평구 충암고등학교 김모 교감은 6일 오후 학교에서 열린 교육단체 회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사죄의 뜻을 내비치지 않았다. 직접 입을 연 김 교감은 '정당한 행위였다'는 자신의 주장만 강조했다.
이같은 김 교감의 발언에 곳곳에선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한 참석자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말라"며 김 교감의 말을 면전에서 비난하기도 했다.
김 교감은 "(미납학생을 공개적으로 추궁한 것이) 합리적 방안이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게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면 수정하겠다"라고 밝혔다.
맞은편에 앉은 이성대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그 행동 자체가) 비교육적이라는 생각은 안 하시는 것이냐"고 묻자 고개만 끄덕였다.
박상국 교장은 이날 오전 언론보도를 보고 충암고에 항의방문을 온 학부모단체 회원들에게 "급식비 적자를 메울 방법이 없어서 경각심을 주기 위한 차원이었을 뿐 일부 언론보도처럼 '꺼지라'고 말하는 등 비교육적 행동은 일체 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또 박 교장은 "(이건) 교육적 차원의 일환"이라며 (형편이 괜찮은 데도) 도덕적 해이로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에게만 경각심을 준 것"이라고 말해 반발을 샀다.
이 자리에서 교육단체 회원들은 "설령 학생이 급식비를 미납했더라도 조용히 불러 얘기하면 될 일이다" "학부모에게 알려줘야지 왜 학생에게 알려주느냐"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보시라"며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급식비 미납 사실을 추궁한 것 자체가 비교육적이라고 항의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충암고에 항의 방문한 학부모 단체는 참교육학부모회, 은평학부모네트워크, 전교조서울지부 등 교육단체 회원 30여명이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2시에 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 교감은 지난 2일 점심을 먹으려는 학생들이 식당으로 들어서는 것을 막아서고 3월분 급식비 납부 현황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김 교감은 급식비를 못 낸 학생들에게 "넌 1학년 때부터 몇백만원을 안냈어. 밥 먹지 마라" "꺼져라, 너 같은 애들 때문에 전체 애들이 피해를 본다"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