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금 유용·횡령 혐의…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자원외교 관련 의혹의 첫 사건으로 경남기업의 비리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이 업체 성완종 회장을 3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성 회장을 3일 오전 10시에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성 회장을 상대로 예산 유용 및 횡령 혐의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앞서 수사팀은 경남기업이 국가로부터 해외 자원개발 명목으로 지원받은 거액의 성공불융자금 등을 유용하고 계열사 및 관계사와의 거래를 이용해 회삿돈을 빼돌린 단서를 확보했다.
경남기업 계열사에서 분리돼 나온 업체로, 성 회장의 부인 동모씨가 사실상 소유한 회사인 건물운영·관리업체 체스넛과 건축자재 납품사 코어베이스 등이 비자금 조성 통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체스넛의 계열사 체스넛 비나는 경남기업이 2011년 베트남에 완공한 초고층건물 '랜드마크 72'를 관리하는 사업을 수행했다. 경남기업은 체스넛 비나에 지불할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코어베이스도 경남기업에 자재를 납품하는 사업을 주도적으로 맡아 대금 조작을 통해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업체로 지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남기업의 비자금 조성 액수는 150억원에 이르며 상당 부분이 성 회장 가족 측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다. 경남기업은 러시아 캄차카 석유탐사 사업 등 해외 자원개발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330억원의 성공불융자금을 목적과 다른 곳에 유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거치는 등 재무상태가 나빠진 상황인데도 정부 융자금을 받고 채권은행의 자금 지원까지 이끌어낼 수 있던 데에는 대규모 분식회계 등 재무조작이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일련의 비리를 성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수사팀은 성 회장 일가의 자금관리인으로 꼽히는 경남기업 부사장 한모(50)씨와 성 회장의 부인 동씨 등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성 회장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그 결과에 따라 사전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