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은 1일 기업금융그룹장(수석부행장)에 유명순 전 JP모간체이스은행 서울지점장을, 소비자금융총책임자에 브렌단 카니 수석부행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유 수석부행장은 지난 1987년 씨티은행에 입행한 후 25년간 다국적기업부 심사역, 기업금융상품본부 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을 지낸 인물이다. 박 행장은 기업금융그룹 담당으로 있었을 때 유 지점장의 상관이었다.
유 수석부행장은 지난해 3월 JP모건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1년 만에 다시 씨티은행에 복귀했다.
씨티은행은 “유 수석부행장이 기업금융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경험과 리스크관리 역량을 갖추었으며, 여성 금융인으로서 많은 여직원들의 역할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수석부행장은 2002년 씨티에 합류해 씨티 포르투갈 소비자금융 비즈니스를 이끌었고, 2010년 3월 씨티 벨기에에서 소비자금융 비즈니스 CEO를 역임한 후 2011년 2월 씨티 벨기에 총괄 책임자에 임명돼 씨티 벨기에의 경영 전반을 담당했다.
씨티은행은 “카니 수석부행장은 과거 3년간 폴란드에서 소비자금융 비즈니스를 총괄하면서 디지털화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보다 앞선 영업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추는 등 괄목할만한 고객 경험을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아 씨티 최고의 영예인 ‘프로그레스 어워드(Progress Awards)’를 수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진회 행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유명순 님을 기업금융그룹장(수석부행장) 겸 대기업금융본부장으로 선임한다"며 "유명순 님은 기업금융그룹장으로서 국내대기업(TTLC), 공기업(PS), 금융기업(FI) 및 다국적기업(GSG)등 기업금융비즈니스를 총괄하며, 제게 보고할 것이다. 유명순 님은 기업금융그룹을 총괄하는 동시에, 새로 구성되는 ICG Korea OpCo 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씨티은행 노조는 두 임원의 선임에 반발하며, 이날 박진회 은행장실 앞 농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반대 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유 수석부행장에 대해 “ 디지텍 대출사기의 은행 손실 책임을 회피하고자 JP모건으로 옮겼던 사람을 다시 불러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진회 행장과 유 수석부행장은 2013년 11월에 발생한 삼성전자 해외법인 납품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 대출 사기 사건때 매출채권 담당자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씨티은행은 디지텍시스템스로부터 위조된 매출채권을 비롯한 대출 관련 서류를 받고, 해외 매출채권 팩토링 방식으로 대출을 해줬다가 사기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 후 지난해 3월 30일 유 수석부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을 떠나 그해 4월 10일 JP모간체이스은행 서울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조 관계자는 “디지텍 대출사기의 실질적인 책임자들이 다시 모이는 바, 삼성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은 박 행장과 유 수석부행장을 상대로 배임과 관련한 법적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