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세월호 참사 1년… 작은 틈으로 바라본 그날의 기억들

입력 2015-03-3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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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계절입니다. 또다시 찾아온 봄은 여전히 그렇습니다. 그대들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1년입니다. 어느새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날부터 우리에게 봄은 오롯한 포근함이 아닙니다. 시간이 멈춘 듯합니다.

▲석양이 팽목항을 찾은 이의 손과 조형물에 번지고 있다. 핀홀카메라 촬영
▲팽목항 방파제에 달아놓은 풍경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핀홀카메라 촬용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다가오지만 비극적인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광화문 농성장은 남은 자들의 한 맺힌 공간이다. 핀홀카메라 촬영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팽목항에는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핀홀카메라 촬영

작은 바늘구멍이 달린 카메라를 들고 기억들을 담았습니다. 부끄럽고 미안해 이만큼의 틈새로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카메라가 만든 장면들은 흐릿합니다. 당신들을 기억하는 지금 우리의 모습도 이만큼 흐려진 것이 아닌지 두렵습니다. 조용히 외쳐봅니다.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우리는 어느 계절에 머물러야 당신들의 모습을 잊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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