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G. 리초드 셸, ‘와튼 스쿨 인생학 강의 첫 번째 질문’

입력 2015-03-3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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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에서 수행, 지금은 미국 와튼스쿨서 법학 경영학 강의… 특이한 이력의 저자가 말하는 성공 인생은?

“삶에 정답은 없지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20대 시절 송광사의 구산 스님 밑에서 3년간 수행한 인물이 와튼스쿨에서 법학, 경영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면 뭔가 특별한 걸 갖고 있지 않을까. G. 리처드 셸의 ‘와튼스쿨 인생학 강의 첫 번째 질문’(리더스북)은 두 가지 질문, 즉 성공한 인생이란 무엇인가와 성공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정리한 책이다. 모두 9장으로 구성된 제목들에서 대략 어떤 책인가를 추측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어떤 삶을 살지 선택하기, 행복하기, 지위와 명성 그리고 돈을 추구하는 삶, 의미 있는 일,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일, 열정에 불 지르기, 실패하는 법 배우기, 열정과 상상력 그리고 직관과 이성, 타인에게 영향력 행사하기.

저자의 이력은 독특하다. “내가 서른일곱 살이 돼서야 학자의 길에 들어섰고 20대 대부분을 직업 없이 보내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하지만 방황하던 그 시절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그가 길고 긴 경력을 통해 얻어낸 지혜는 세 가지라고 말한다. 첫째, 상상은 재미있지만 행동해야 직업을 구할 수 있다. 둘째, 자신이 대부분의 사람보다 잘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셋째, 성공은 일하는 장소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세 번째 교훈은 그가 첫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고 난 직후에 얻은 것이라 한다. 그는 “발견의 여행은 새 지평선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 관점으로 보는 것”이라는 프루스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여러분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든지 간에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라는 권고는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정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인생살이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방법과 그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방법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하도록 도와줄 수는 있다. 이 점과 관련해 저자는 해리포터가 친구에게 털어놓는 한 문장을 소개한다. “우리가 계획한 대로 된 적이 있기나 했어? 정작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다가도 아수라장이 돼버렸잖아!”

삶은 계획한 대로 척척 돌아갈 수 없다. 물론 이따금 예외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말이다. 실직할 수도 있고, 잘나가는 직장을 그만둘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선택할 힘이 있다. 행복을 이루는 데 전념하는 인생을 살 것인가 아니면 중요한 성취를 목표로 삼아 전력을 기울이면서 살 것인가를 말이다. 최선은 아닐지라도 다른 것에 비해 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열정을 좇으라, 꿈을 좇으라 등과 같은 슬로건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저자는 좀 엉뚱하지만 진실된 대안을 제시한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일단 시작한 일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는 조지타운대 칼 뉴포트 교수의 고백을 인용한다. “열정은 좇아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세상에 귀중한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면 열정은 저절로 따라올 것입니다.”

마지막 장에 소개된 9가지 제안을 깊이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성공을 구성하는 두 가지 측면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 행복을 자기 나름으로 정의하기, 능력을 독특하게 결합하기, 만족기반 동기부여와 보상기반 동기부여를 제대로 결합하기, 정신력을 장기 목표에 집중시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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