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주미 한국대사는 26일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 "미국 조야에서 한일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대단히 견고한 공감대가 있다"면서 "행정부와 의회, 학계, 언론계에서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대단히 분명한 인식이 있다"고 밝혔다.
다음 주 열릴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안 대사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 미국이 부여하는 가치는 중요성이 높다"면서 "거기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사는 미국 내 역사인식이 분명하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방한시 '한일 역사문제에서 과거를 공정하고 정직하게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했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끔찍하고 지독하고 쇼킹하다'고 했다"면서 "대통령이 그 이상 강한 표현을 쓰긴 어렵다고 생각하며 (행정부에서) 오바마 대통령 발언과 다른 발언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의회도 예산법안 통과시 2007년 의회 (군 위안부) 결의안을 제대로 이행하라고 붙였으며 지난해 6월 일본의 고노담화 검증시 미국 의원 18명이 주미 일본대사에 그렇게 하는 것은 한일간 화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연명 서한을 보냈다"면서 "미국 의회도 역사문제에 있어 대단히 도움되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최근 우리 언론에서 '한국 피로감'이란 말을 많이 본다"면서 "커트 캠벨 전 미국 동아태 차관보가 최근 한 학술단체에서 연설하면서 피로감이란 말을 쓰긴 썼다. 그러나 일본에서 역사 문제에 대한 피로감이 있다고 했지 워싱턴에서 피로감이 있다는 표현을 쓴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너무 관심을 갖다 보면, 너무 노심초사가 지나쳐서 기우를 하면 오히려 지금 (워싱턴에는) 없는 피로감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는 그런 결과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 대사는 또 미국 의회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상·하원 합동 연설을 수락할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을 묻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미국에 제일 중요한 국가는 동맹국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한국, 호주, 일본으로, 중요 파트너 국가의 수상이 연설을 요청할 경우 미국이 국익에 따라 어떤 판단을 할지 상식적으로 우리가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그는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이 성사될 경우 연설 내용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 대로 역사문제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결되는 것이지 미화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에 그런 연설이 성사되면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과거사 문제와 관련, "미국이 대단히 많은 노력을 한다"면서 "우리도 미국이 그런 역할을 우리와 함께 해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