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마켓]“액면분할ㆍ가격제한폭 확대… 올 연말 2200P 간다”

입력 2015-03-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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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장 인터뷰

“사상 최저금리, 저유가, 달러 대비 낮은 원화가치 등 ‘신3저(低) 효과’로 증시에 완연한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상승국면 초입에 들어가 있는 코스피 지수가 상반기 중에 2100포인트를 넘기고 연말에는 2200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올해 국내 증시의 ‘박스피’ 탈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그간 증시를 짓누르던 대외 악재가 상당부분 해소된 가운데 거래대금도 살아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빅7 거래소’ 진입 목표에도 한 발짝 다가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코스피 시장의 거래와 제도운영을 총괄하는 자리다. 유가증권시장본부의 판단은 제도로 이어지게 되고, 시장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게 된다. 모처럼 증시가 탄력을 받고 있는 현시점에서 김 부이사장이 국내 증시 인식과 향후 시장활성화 계획 등을 들어봤다.

▲김원대 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이 20일 서울 여의도동 한국거래소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코스피 지수가 올라가는 모습이다. 앞으로 지수 흐름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최근 주가가 올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시가총액도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1월 4조4000억원에서 2월 4조5000억원, 3월 5조원가량으로 함께 증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증시에 완연한 봄이 왔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에너지도 충분하기 때문에 상반기 중에는 지수가 2100을 돌파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코스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대외악재는 많이 해소됐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졌고 금리인상 폭도 작년보다 낮은 수준이 거론된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외국인의 이탈이 있을 수 있지만 기관이 이 부분을 메워주는 역할을 해 준다면 연말에는 지수가 2200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본다. 저희들은 물론 업계에서도 ‘박스피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국내 증시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우리 증시에는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금리인상은 기본적으로 미국 증시에 악재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올 수 있다. 우리 증시는 그동안 상당히 저평가돼 있었고 우리 시장의 기업실적도 문제시돼 왔다. 하지만 저유가가 기업실적에 반영되는 시기가 서서히 도래할 것이고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점은 국내 경제에서 비중이 큰 수출기업의 호재가 된다.”

△최근 기업들에 액면분할을 권장하고 있는 배경과 그간의 성과는.

“밖에서 ‘박스피에 역동성이 없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저희가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코스피 시장의 역동성을 살리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초고가주 기업과 저유동주 기업의 액면분할은 우리 증시,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중요성이 너무나 크다.

상장기업들의 배당규모가 확대됐지만 일반개인투자자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은 매우 낮다. 작년 10월과 올해 1월에 기업들을 대상을 간담회를 실시한 결과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나 저유동성 기업 몇 곳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최근 액면분할을 결정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액면분할 결정만으로도 개인투자자 거래량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시장의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조만간 가격제한폭이 30%로 늘어난다. 이에 대해 투자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증시의 역동성이 살아난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해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가격안정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우선 작년에 ‘동적안정화장치’를 시행해 보니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여기에 ‘정적안정화장치’를 추가로 도입하고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시행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그대로 발휘하면서 부정적인 효과를 해소,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공공기관 지정해제 이후 조직의 변화가 있었나.

“이용자가 찾아오는 것에서 우리가 찾아가는 것으로 일대전환을 하고 있다. 공공기관 지정해제와 관계없이 거래소 업무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공공성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종전까지 책상에 앉아서 소극적으로 일을 했다면 이제는 정말 시장이용자를 직접 찾아가서 발로 뛰는 적극적인 서비스를 하는 방향으로 대폭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상장, 공시 업무 외에 서비스팀을 신설했다. 거래소 직원들이 앉아서 일하다 보면 업무적 관행 속에 뿌리 박혀 있는 ‘숨은 규제’를 찾아낼 수 없다. 가령 외국인 투자자를 찾아가서 글로벌 투자수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없는지, 기관투자자를 찾아가서 코스피 시장에 들어올 때 불편한 부분이 없는지 등의 부분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조직이다.”

△신규 IPO(기업공개) 또한 시장의 중요한 관심사다. 올해 계획과 목표는.

“시장에 우량기업을 많이 공급하자. 이것이 우리의 목표다. 작년에 7개사가 새로 상장하면서 공모금액이 3조6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장심사제도를 개선해 기업의 애로요인을 크게 해소한 만큼 전년 대비 3배 수준인 20개사 상장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의 제일모직이나 삼성SDS와 같은 초우량기업까지는 없겠지만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우량기업은 올해도 많이 대기하고 이다. 예상 공모금액도 작년 수준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본다.”

△후강퉁이 시행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직접 중국에 투자하는 길이 편해졌다. 수요가 많이 이탈될 수 있는데 대비책은 있는가.

“국내투자자가 중국에 직접 투자를 하려고 해도 홍콩 증시를 경유해서 가야 하니 복잡하기도 하고 무슨 주식을 사야 할지 고르기도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 등 외국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ETF(상장지수펀드)나 ETN(상장지수증권) 등 신상품 상장을 늘려 투자금 유출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일반투자자들은 중국에 굳이 직접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국내 주식을 거래하듯 하면 된다. ETN의 경우 작년 11월 시장을 개설했는데 현재 11개가 상장돼 있다. 올해는 과감히 50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액면분할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대응 방안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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