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나는 당신과 대화하고 싶다

입력 2015-03-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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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영 다산네트웍스 커뮤니케이션팀 대리

최근 ‘스마트폰 중독’의 문제를 지적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영국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2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하루 평균 3.6시간을 스마트폰 사용에 할애하고 있었다. 60%의 응답자는 스마트폰이 의사소통을 비롯한 대인관계의 상호작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보다 편리하게 소통하기 위해 발명된 스마트폰이 어느 순간 소통의 단절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출퇴근 지하철 모습을 보자. 일제히 누가 명령이라도 한 듯 모두가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식당 안 무리들은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고 초조한 듯 각자의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잠시의 자투리시간에도 대화는 없고 스마트폰 속 개인의 세상만이 있을 뿐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만남을 통해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안부를 물었다. 첫 만남의 자리에서는 상대방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외적인 모습에서부터 작은 습관 하나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요즘은 만남과 소통을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적당한 인사 후 급한 업무를 처리하듯 무심히 스마트폰을 보다 보면 음식이 나올 것이고,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각종 뉴스와 가십거리를 보며 적당히 대화를 이어가면 되니 말이다.

분명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더 많은 소통의 기회와 편리한 세상을 열어줬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스마트폰 없는 공간에서 우리는 누구와 얼마나 양질의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 멀리 당신에게 가까워지는 사람과의 인사가 껄끄러워 급하게 스마트폰을 향해 눈길을 돌린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혹은 잠시의 여유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작은 스마트폰 세상 속을 헤매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나는 더 늦기 전에 내 곁의 친구, 동료, 가족의 눈을 바라보며 그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 보려고 한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찾아 보는 스마트폰 속 세상이 아닌, 함께 숨 쉬고 있는 세상 속 당신과 대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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