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주총] 일동제약 vs 녹십자, 경영권 분쟁서 일대일 무승부

입력 2015-03-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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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 지분 확보에 사력 다한 일동제약, 녹십자 측 인사 이사회 진입 막는데 성공

20일 오전 10시 서울에 위치한 일동제약 본사 지하 1층 강당에서 열린 제7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동제약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와 감사가 선임되면서, 1년 만에 다시 불거진 경영권 분쟁은 일동제약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영권 사수를 위해 전사적으로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 일동제약의 노력과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졌던 피델리티 펀드를 비롯한 외국인 100%가 녹십자의 주주제안에 반대한 것이 승리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앞서 지난해 1월 열린 임시 주총에서는 녹십자가 피델리티 펀드와 손잡고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통해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무산시키면서 경영권 분쟁 1라운드에서 이긴 바 있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서울 본사 지하 1층 강당에서 제72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 총 의결 주식수 2389만여주의 89.2%에 해당하는 2132만여주가 참석했다.

안건 의결에 앞서 주총에 참석한 녹십자 관계자는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 등 2명을 자신들이 추천하는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내용의 주주제안은 2대 주주로서의 법적인 최소한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각자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 간에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은 이미 입증돼 있다”면서 “일동제약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동제약 사외이사 및 감사를 추천한 이번 녹십자의 주주 제안이 적대적 인수합병(M&A)보다는 주주 참여 목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주주총회 결과 이사 선임건의 경우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서창록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또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가 일동제약 감사로 선임되는데 성공했다.

이들 모두 일동제약 이사회에서 추천한 인사들이다. 녹십자가 주주제안한 사외이사와 감사 부의 안건은 모두 부결되면서 녹십자 측의 일동제약 이사회 진입은 실패하는데 그쳤다.

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일동제약 주총에서 상법으로 정해진 주주의 권리를 행사했다”면서 “이번 의결 결과는 주주 다수의 의견이므로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2대 주주로서 경영 건전성 극대화를 위한 권리 행사에 지속적으로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89.2%가 출석한 가운데, 일동제약 측이 가결 요건인 과반 이상의 우호 의결권을 사전에 확보했다. 이에 일동제약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와 감사 후보가 의결권 있는 일동제약 주주로부터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녹십자 측은 이를 표결 없이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1년 만에 재점화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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