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꽃구경도 식후경이다. 전남 장흥에서 동백꽃을 만끽했다면 장흥 먹을거리 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다. 장흥의 봄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는 키조개다. 청정 바다가 키운 장흥 키조개는 고소하면서도 달콤해 봄철 나른한 입맛을 사로잡는다.
요리법도 다양해서 회, 구이, 탕, 무침 등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특히 장흥 특산 표고버섯, 한우와 구워 먹는 장흥삼합은 최고의 조합으로 통한다. 각각의 맛도 뛰어나지만 세 가지 식재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그 맛을 더한다.
좋아하는 한우 부위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에 가면 장흥의 땅과 바다가 키운 농수산물을 알뜰하게 구입할 수 있다. 향긋한 표고버섯, 탱탱한 키조개, 마블링이 좋은 한우, 싱싱한 파프리카, 바다의 향이 살아 있는 매생이, 장흥 한라봉인 천관봉 등 장흥 특산물을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다.
장흥삼합에 한 잔 술이 곁들여진다면 금상첨화다. 남도의 봄에 어울리는 술은 지난 2010년 전남 순천시가 개발한 갈대주다. 순천만에서 자란 갈대순 2%를 넣은 순천 갈대주는 맑고 깔끔한 맛으로 쌉쌀한 갈대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특징이다. 청주와 비슷한 느낌이다.
경남 거제의 봄을 느끼고 싶다면 도다리쑥국이 좋다. 거제와 통영, 남해 등 경남의 바다라면 어디에서든 맛볼 수 있는 도다리쑥국은 봄의 향긋한 냄새를 담아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풀어내는 데 안성맞춤이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싱싱한 도다리와 갓 뜯은 쑥을 넣어 끓여내 야들야들한 도다리 살과 향긋한 봄쑥 내음의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거제에는 도다리쑥국 식당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물회도 거제의 봄 먹을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봄의 전령사하면 뭐니 해도 주꾸미다. 매년 이맘때면 전국에는 주꾸미를 테마로 한 지역 축제가 많다. 신비의 바닷길로 유명한 무창포해수욕장 인근에서는 신비의 바닷길 주꾸미·도다리 축제가 24일까지 열린다.
무창포 앞 바다에서 잡히는 주꾸미는 소라껍질을 이용한 전통방식으로 어획돼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무창포항은 봄나들이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주꾸미는 회로도 먹지만 대부분 고추장으로 양념한 주꾸미 볶음과 끊는 물에 데쳐먹는 주꾸미 샤브샤브로 먹는다.
타우린 함량이 많은 주꾸미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정력을 증강시키는 스태미나 식품이다. 심장 기능강화와 시력 감퇴를 막으며, 해독 작용이 있어 술안주로도 안성맞춤이다.
제주에도 봄 먹을거리가 많다. 매콤한 갈치조림과 전복이 푸짐하게 들어간 전복뚝배기로 제주로의 봄나들이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