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프라 투자 총괄할 기구 설립 제안
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개발은행(AIIB)가입을 두고 고심을 하는 것은 정부도 아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 확대가 경제적 이익과 직결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2년 전 기획재정부가 발주한 용역 보고서에도 아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획, 타당성 조사, 인프라 건설, 관리 및 감독 등을 수행할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정부가 2013년 아시아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발주한 ‘ASEAN+3 인프라 파이낸싱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의 인프라 수요가 2010~2014년 약 4100억 달러(한화 약 459조2000억원)에서 2015~2020년에는 약 2조200억 달러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것에 비해 재원 조달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정 확대의 어려움과 민간 투자의 위험 회피 성향으로 아시아 인프라 재원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 공적기구의 인프라 투자 확대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투자개발은행(ADB),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등의 조사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필요한 인프라 투자는 연간 2300억 달러에 달하나 실질적으로 투자된 연간 투자액은 500억 달러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아세안 국가와 한·중·일 차원에서 인프라 투자 금융 지원 및 개발을 기획, 시행, 그리고 관리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ADB와 아세안이 이미 운영 중인 아세안인프라스트럭쳐 펀드(ASEAN Infrastructure Fund·AIF)는 인프라 투자 재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하며 인프라 투자에 대한 대규모 기획과 타당성 조사, 재원 조달, 인프라 건설, 그리고 관리 및 유지 보수를 총괄하는 기능을 지니는 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사실상 정부도 아시아 인프라 투자를 담당할 새로운 기구 설립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현재 중국이 추진 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아시아 인프라 투자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하지만 인프라 투자사업을 결정하고 진행할 집행부와 사무국이 모두 중국의 영향력 아래 놓인 다는 점에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AIIB 참여에 대해“창립 회원국으로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기한이 이번 달 말인 만큼 결정이 곧 이뤄질 것”이라며“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