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한 달 새 추가인하 -0.25%로 하향 조정, 국채 매입도 4조원 규모로 확대
스웨덴중앙은행이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양적완화에 반기를 들었다.
스웨덴중앙은행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10%에서 -0.25%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양적완화 정책의 일환인 국채 매입도 100억 크로나에서 300억 크로나(약 3조9200억원) 규모로 확대 시행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이 같은 특단의 조치는 물가상승률 2% 달성을 위협하고 있는 자국 통화인 크로나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환율방어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유로·크로나 환율은 소폭 오르면서 9.3293크로나를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 크로나 가치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스웨덴중앙은행의 계획이 일단 시장에서 통한 셈이다.
스웨덴중앙은행의 이번 통화정책은 ECB의 양적완화 정책 시행으로 크로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ECB는 이달 중순부터 내년 9월까지 월 600억 유로의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양적완화 정책을 본격화했다. 이에 미국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1달러=1유로화’ 패러티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비(非) 유로존’ 국가들의 환율방어책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비유로존 국가인 스웨덴 역시 ‘환율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통화정책을 본격화했다.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00%로 인하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대로 금리를 내리면서 동시에 100억 크로나 규모의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스테판 잉베스 스웨덴중앙은행 총재는 현 기준금리 수준을 최소 내년 하반기(7∼12월)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잉베스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세계경제가 불확실한 가운데 현재 낮은 수준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보험과 같은 것”이라며 “지난 한 달 사이에 금리조정을 반복해 단행했고, 앞으로도 (금리 조정) 조치가 필요하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SEB은행 관계자는 “스위스중앙은행의 이번 양적완화 규모와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에 시장이 다시 놀란 분이기”라며 “스웨덴중앙은행이 환율을 최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로존에 속하지 않은 덴마크 역시 지난달에 마이너스 수준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덴마크는 지난 2월 예금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75%로 내린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국가들은 타국의 잇단 통화정책으로 자국통화가치가 오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영국은 파운드화 강세를 우려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내년에 전망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며 조급함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