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브랜드 위상 높인 GS건설의 야심작
GS건설의 전신인 LG건설은 과거 럭키개발 시절부터 많은 수의 아파트를 공급해왔다. 5대 신도시에도 잔뜩 들어서 있는 ‘럭키아파트’가 바로 GS건설의 작품이다.
2000년부터 불기 시작한 브랜드 마케팅 열풍에서 뒤늦게 ‘빌리지’ 브랜드를 런칭한 GS건설인 만큼 이 분야의 선두주자 격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나 대림산업, 롯데건설보다 한층 떨어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로선 비인기 지역이었던 용인 죽전에 잔뜩 공급한 아파트를 대표작으로 내세우기도 쉽지 않았던 게 GS건설의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GS건설의 약점은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로 단숨에 역전된다. 지금도 강북지역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잡고 있는 GS 한강 자이가 바로 그것이다.
27, 53, 54, 65, 67, 76, 77, 92평형 총 656세대로 구성된 한강 자이는 지난 2000년 제5차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 역대 서울 동시분양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만 해도 부동산시장은 IMF 충격파가 가시기 전이었고, 특히 비싼 아파트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했던 만큼 GS건설의 이 같은 ‘성공’은 실로 대단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한강자이가 GS건설에 끼친 영향은 GS건설 브랜드를 단 숨에 고급 브랜드로 올려놓았다는 점이다. 즉 천번의 광고보다 한번의 분양이 현재의 GS건설을 세워놓은 것. 이는 분양은 많이 했어도 랜드마크적인 아파트가 없는 타 대형 건설사로선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실적인 셈이다.
◆한강조망 열풍의 진원지
한강 자이가 GS건설의 위상을 높인 것 다음으로 부동산시장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한강조망권 프리미엄을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당시만 해도 한강변 아파트는 조망을 따지기 전 한강변에 설치된 도로로 인한 각종 소음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한강자이가 들어설 동부이촌동도 소음 공해에 대해 약점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이 약점을 GS건설은 ‘한강 조망’이라는 새로운 변수로 정면돌파 하는데 성공했다.
GS건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강조망에 따른 층별 분양가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을 택해 한강조망이란 무형의 상품을 업체 최초로 시장에 내놓는다. 이 아파트 65평형의 경우 한강조망이 가능한 층과 그렇지 않은 층의 분양가 차이는 2억5000만원 가량. 56평형의 경우도 한강조망 층과 비조망 층은 무려 2억1000만원의 분양가 차이를 보였다.
한강 자이 이후부터 한강조망권은 아파트 프리미엄 코드로 작용한다. 성동구 금호, 옥수동을 비롯해 마포, 광진구로 확산된 한강조망 열풍은 심지어 남양주 와부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평균 매매가 평당 3500만원대, ‘강남 아파트 나와’
한강 자이는 27평형은 326대1로 당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전체 39.8대1의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분양 당시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현재 매매가는 27평형이 평당 3100만원을 보이는 등 전평형 평균 평당 3500만원 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도곡, 대치동 등 소위 명문 주거지역 내 아파트에 비교해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가격. 평균 매매가가 평당 2000만원 선인 다른 동부이촌동 아파트에 비해서도 70%가량 높은 시세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연평균 30%를 넘나드는 초고속 상승세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한강 자이는 GS건설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이라고 자부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