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고객층 집중 공략 ‘초 전문화’로 불황 타개
창업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속되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메뉴, 매장 컨셉, 업종 등에서 '복합화' 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반대로 특정 메뉴를 통해 주요 타깃만 집중 공략하는 '초 전문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최근에는 각 브랜드의 '블루오션 찾기' 움직임과 맞물려 이제까지 메인 메뉴로 판매되지 않던 '끼워 넣기'용 메뉴의 독립·전문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 보조메뉴의 대박
연예인들의 데뷔 동기를 들어보면 친구 따라 오디션 장소에 갔다가 친구는 떨어지고 자기가 합격해 데뷔했다는 얘기가 종종 나온다.
이같은 현상은 외식업소에서도 가끔 볼 수 있어 메인 메뉴보다 보조 메뉴가 주목을 받아 대박을 터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전 지역 '대박집'으로 명성을 날리던 '우희경 검은콩수제비· 보쌈(www.woojb.com)'집은 오리구이전문점에서 식사메뉴로 제공되던 검은콩 항아리수제비가 오리구이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 1999년 아예 검은콩수제비전문점으로 업종을 변경,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제비는 특별한 조리 노하우가 필요 없고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어 칼국수전문점이나 일반 분식집에서 보조 메뉴 중 하나 정도로 판매되던 메뉴였다.
'우희경 검은콩수제비'는 평범한 수제비에 검은콩으로 '특별함'을 가미, 메뉴 경쟁력을 확보했다.
본사 이상걸 본부장은 "수제비는 이미 예전부터 이어온 입맛이 있기 때문에 맛과 컨셉만 정확하면 전문점 메뉴도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에 있는 본점에서는 14개 테이블에서 하루에 수제비만 600그릇이 팔려나갔고, 각 가맹점에서도 수제비 메뉴가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고객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또 분식점의 대표적 보조 메뉴인 라볶이를 전문화한 경우도 있다.
지난 2004년부터 가맹사업을 벌여온 라볶이전문점 '디델리(www.d-deli.co.kr)'는 양념국물을 푸짐하게 담아줘 천천히 먹어도 라면과 떡볶이가 마르지 않는 라볶이를 판매하고 있다.
분식점 보조메뉴로 판매하던 ‘국물 있는 라볶이’가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큰 인기를 끌자, 2004년 라볶이와 김밥만으로 메뉴를 정리하고 라볶이전문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간식 메뉴인 라볶이만으로 대박을 터뜨린 데는 주요 고객층인 10대 여학생의 취향을 적절히 파악해 피자 치즈와 스파게티 향이 나는 양념소스를 개발해 접목했고 떡볶이, 어묵, 감자수제비 등 사리를 푸짐하게 넣었다.
가격도 2500원∼3000원으로 높지 않지만, 테이블 객단가가 7500원 정도로 그리 낮지 않고 회전율이 높아 매출상황은 좋은 편이다.
◆ 하나의 아이템·다양한 메뉴
서양식 메뉴 중 도입된 지 오래됐지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푸드 코트나 레스토랑에서 보조 메뉴로 판매되던 함박스테이크와 오므라이스도 전문화 바람을 타고 있다.
고객 입맛이 점차 서구화 되고,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각광받으면서 이들 메뉴의 가치가 재평가 되고 있는 것.
샤브샤브 전문업체인 (주)진상에서 런칭한 함박스테이크전문점 '스테키팬(www.steaky.co.kr)'은 일본 하레루야 제과와 기술 제휴를 맺고 1인분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함박스테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스테키펜은 함박스테이크라는 단일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지만 ▲레몬 ▲칠리 ▲카레 등 7가지 기본 소스에 계란프라이, 가쓰오부시, 으깬 두부 등 다양한 토핑을 제공해 메뉴 선택폭을 넓혔다.
함박스테이크의 주 고객인 젊은층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에 익숙하다는 것을 파악, 원하는 토핑을 별도로 주문해 먹을 수 있는 DIY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또 오므라이스도 지난 해 일본에서 전문 브랜드가 도입되고 국내 대기업에서 독자적인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전문화 움직임이 활발했다.
서울 고려대 앞에서 오므라이스전문점 '오모모'를 운영하는 조정민(40)씨는 "오므라이스는 서구형 식단에 가까우면서도 밥을 주요 식재료로 하기 때문에 한 끼를 든든히 먹는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런 점때문에 남성 고객의 선호도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 메뉴에 허브가루를 첨가한 볶음밥을 제공하는 오모모는 메뉴 가격이 평균 6000원 선으로 그리 높지 않아 학생들이나 인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외에도 에피타이저로 제공되던 스프도 건더기를 푸짐하게 보완해 조식메뉴나 간단한 점심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밥이 주식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스프는 국과 같은 '반찬'이나 '간식' 또는 '환자식' 개념으로 받아들였지만 최근에는 식습관이 소식으로 바뀌고 음식에서도 간편화가 중시되며 직장인들의 조식메뉴나 간단한 점심메뉴 대용식으로 스프가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편의점 간식 메뉴인 삼각김밥도 새송이, 연어, 아보카도샐러드 등을 넣은 메뉴를 개발해 수제 삼각주먹밥전문점으로 탄생했다.
◆ 해당메뉴 마니아층 구성 여부 점검 중요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전문적인 아이템을 바탕으로 창업을 할 때는 해당 메뉴에 대한 마니아층이 확실히 구성됐는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러 메뉴를 함께 판매했을 때의 매출과 단독메뉴 판매시 점포를 운영할만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강 대표는 "독립메뉴 판매시 고객을 끌어들일 요소를 충분히 갖췄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마케팅도 해당 메뉴를 선호하는 특정 고객층을 선택해 집중적인 마케팅을 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10대 학생, 20대 직장인 여성 등으로 타깃층을 매우 좁게 설정해 공략하는 것도 성공창업의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또 매장에서의 만족도도 빠트릴 수 없는 부분이다.
한 가지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전문점은 그 음식을 먹기 위해 오는 손님들이기 때문에 이런 고객에게는 매장에서의 만족도가 이후 재방문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어느 정도의 호감을 지니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서비스 등으로 만족도를 높이면 충성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