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4명, 새벽 지하철역에 몰래 잠입해 그래피티 '쓱쓱'
최근 서울 지하철역 곳곳을 발칵 뒤집어 놓은 그래피티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호주 국적의 백인 4명이 새벽 지하철 역사에 잠입해 객차에 낙서를 하고 유유히 빠져나간 장면이 CCTV에 찍힌 것이다.
17일 중앙일보는 '서울 지하철이 뚫렸다 … 호주 4인조 원정대 '낙서 습격사건''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외국인의 지하철 그래피티 사건에 대해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오전 3시께 힙합 모자와 후드 티 차림의 백인 네 명이 쇠톱과 절단기로 지하철 환풍구 덮개를 열고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 무단으로 잠입했다.
이들이 노린 건 임시 차고지에서 첫차 시간을 기다리고 있던 5호선 지하철 차량이었다. 스프레이 페인트로 차량 측면에 'KLUE'란 대형 그래피티를 그린 뒤 유유히 역을 빠져나왔다. 이틀 후 안암역에서도 같은 행동을 했다. 그 다음날(5일)엔 신논현역을 타깃으로 삼아 자신들의 흔적을 남겼다. 서울 지하철역 곳곳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경찰은 폐쇄회로TV(CCTV) 등을 통해 이들의 신원을 파악했다. A(26)씨 등 호주인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조치를 취하기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이들은 입국 열흘 만인 지난달 7일 호주로 출국했다.
성동경찰서 관계자는 "한국에 처음 입국한 외국인들이 어떻게 지하철 역사 내 구조를 정확히 알고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따르면 2013년 1건에 불과하던 지하철 차량 그래피티 사건이 지난해 12건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벌써 4건이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