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 오픈은 남다른 기억이 있다. 올해 1승을 한다면 꼭 그 대회에서 하고 싶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하는 지한솔(19ㆍ호반건설)의 말이다.
지한솔은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하이원리조트 최종 3라운드에서 장하나(23ㆍ비씨카드), 김하늘(27ㆍ하이트진로)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네 타를 잃고 공동 12위에 머물렀다. 우승컵은 장하나의 몫이었다.
“큰 대회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쳤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렇게 바보같이 치지는 않을 것 같다.”
지한솔의 말 한마디엔 지난해 하이원리조트 오픈에 대한 아쉬움과 올 시즌에 대한 각오가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이제 아마추어도 초청 선수도 아니다. 프로골퍼로서 스폰서들의 기대감까지 등에 업었다. 따라서 새 시즌을 맞는 지한솔에겐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한다.
지한솔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골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박결(19ㆍNH투자증권)과 함께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힌다. 거기엔 그럴 만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섬세한 쇼트게임과 흔들림 없는 멘탈 테크닉을 지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한솔은 늘 꾸준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잘 쳤을 때와 못 쳤을 때의 차가 심하지 않았고, 슬럼프도 거의 없었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실수를 해도 금방 잊는 편인데 그게 골프를 하는 데는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올 시즌 그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는 한 가지가 더 있다. 김효주(롯데), 백규정(이상 20ㆍCJ오쇼핑), 장하나, 김세영(22ㆍ미래에셋) 등 기라성 같은 선배 선수들이 대거 해외로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예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데뷔 첫해지만 자신감은 있다. 하지만 국내 무대에 남아 있는 선배 선수들도 모두 훌륭하다. 하나씩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할 거다. 늘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
그에게는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 공부하는 골프선수다. 올해 고려대학교 신입생인 지한솔은 대회가 없는 날은 빠짐없이 학교 수업에 열중한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학교 수업도 소홀이 하지 않을 생각이다. 시즌 중에는 거의 매주 대회가 있기 때문에 학업을 병행하는 일이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올 한해가 지났을 때 공부도 부끄러움 없이 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지한솔이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김효주다. 기술과 멘탈 면에서 본받고 싶은 점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지한솔은 당분간 해외보다 국내 무대에서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좀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나중 일은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로선 해외 투어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지한솔은 또 “한순간 반짝하는 선수보다 오랫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겠다”며 소박하지만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