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한 가운데, 검찰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13일 오전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해외 건설사업 관련 내부자료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포스코 건설은 임원들이 동남아 지역 사업 과정에서 1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비자금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현지 발주처에 리베이트로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자체 감사에서 이런 비리를 적발하고 징계조치했다.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임직원들의 금융거래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회사 측의 감사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구체적 사용처를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이 포스코 그룹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2010년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는 인수 당시 성진지오텍의 재무상태가 나빴는데도 불구하고 시세보다 2배 가량 높은 가격에 지분을 인수했다. 기업의 부실을 알고도 인수한 점에서 당시 정치권의 영향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이 포스코 건설 비자금의 조성과정이나 용처, 성진지오텍 인수에 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나오는 결과에 따라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포함한 그룹 전반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