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현대차 한전땅 고가매입' 불만...사외이사 선임 반대

입력 2015-03-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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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키로 했다. 현대차의 한국전력 부지 매입과 관련해 경영진에 대한 견제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전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 컨소시엄(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한전부지 매입과 관련된 이사 7명 중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 사외이사 2명의 재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은 지난해 9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감정가의 3배인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아 매입 논란에 휩싸였다.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한국전력 부지매입가격과 매입결정 적정성을 논의한 결과 기업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대해 이사들이 대표이사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등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이들이 한전 부지 고가 매입에 제동을 걸지 않아 주가가 급락했고 국민연금도 손실을 봤다는 판단이다.

다만 기업의 가치를 훼손한 정도에 대해서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5명의 사내이사에 대해 경영안정성 등을 고려해 찬반 의견을 표명하지 않을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현대모비스 지분 8.02%, 기아차의 7.04%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보다 지분이 많다.

국민연금은 이번 결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주총에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나설 방침이다.

국민연금 운용자산이 늘어난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191개 상장사의 국민연금 주식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16일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107개사였다. 이 가운데 64개 기업의 국민연금 지분이 대주주 일가 지분보다 많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의결권을 행사한 총 2775건의 안건 가운데 전체의 9%인 251건에 반대 의결권을 냈다.

한편,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는 13일, 기아차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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