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강세가 글로벌 시장을 제대로 강타했다. 10일(현지시간) 달러화가 주요 16개 통화에 대해 초강세를 보이면서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국제유가는 3%대 급락했다. 유로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강달러의 역풍으로 일제히 기록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332.78포인트(1.85%) 하락한 1만7662.94를, S&P500지수는 35.27포인트(1.70%) 빠진 2044.16을, 나스닥은 82.64포인트(1.67%) 내린 4859.80을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5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이날 주요 16개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전망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매입 시행 여파가 컸다.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선 한때 1.0694달러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엔화에 대해선 121.13엔으로 7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멕시코 페소화, 브라질 헤알화, 터키 리라화에 대해선 각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 역시 강달러 역풍에 급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71달러(3.4%)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앞으로도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마이클 제임스 웨드부시증권 트레이딩 부문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 강세와 유로화의 급락이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수주에 걸쳐 이 같은 양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