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토막살인 사건'의 주인공 박춘풍(55)이 법정에서 살인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재판장 양철한 부장판사)는 10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춘풍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날 공판에서 박춘풍의 국선변호인은 "유족과 피해자 지인이 수사기관에서 한 피고인의 성향 등에 대한 진술은 이해관계에 따라 사실과 다른 점이 있어 증거 채택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 측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해 어쩔 수 없이 동거녀 김 모씨(48)를 쓰러뜨리고 목을 졸랐다고 시인했다"면서 "박 씨의 주장을 근거로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도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김씨의 유족과 지인 진술서에 대해 추가로 검토하기로 하고 증거 채택 여부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 등에 대해서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검찰의 증거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한 경찰관은 물론이고 재판부의 증거 채택 여부 결정에 따라 피해자 김씨의 유족과 지인 가운데 일부를 증인으로 불러 박의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앞서 검찰은 피해자 김씨의 유족과 지인 진술서, 경찰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 박의 행적 정리표, 통합심리 분석결과 통보서 등을 증거로 신청했다.
이날 법정에 나온 박춘풍은 "유족이 검찰에서 한 말은 전부 거짓말"이라며 "죽이려는 의도를 갖고 목을 조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첫 공판 때보다 적극적으로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박춘풍은 지난해 11월 26일 자신의 전 주거지에서 동거녀 김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다음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