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봄,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로의 도전이다. 아마추어 딱지를 뗀 본격적인 프로 데뷔전이다. 기대 반에 걱정도 반이지만 잘 해낼 거라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KLPGA투어 개막을 앞두고 방송과 인터뷰 스케줄도 제법 많아졌다. 그때마다 받게 되는 질문이 ‘운동 외 취미가 뭐냐’는 거다. 직업이 프로골퍼다 보니 훈련 이외 사생활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별난 취미는 없다.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팔찌는 재료를 구해 직접 만들고, 네일아트로 스트레스를 푼다. 골프가 아닌 다른 일에 몰두하다보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단순히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젠 네일아트 없는 손톱은 허전하게 느껴진다. 특히 대회가 있는 날엔 더 그렇다. 네일아트로 예쁘게 장식된 손톱과 그렇지 않은 손톱은 심적으로 큰 차이를 느낀다. 스트레스도 풀고, 대회당일 긴장감도 완화시키며, 밋밋하게 느껴지는 손톱에 생명을 불어넣으니 일석삼조가 따로 없다.
헌데 나의 진짜 취미는 따로 있다. 음악 감상이다. 어떤 음악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보이그룹이라고 자신 있게 답한다. 그중에서도 엑소(EXO). 엑소 멤버 중에도 카이가 으뜸이다. 무대 위 돋보이는 외모와 넘치는 카리스마가 그 이유다.
그래서 운동 외 시간에는 늘 엑소 음악과 함께 한다. 집에서는 물론이고 자동차로 이동 중에도 같은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다. 하지만 아빠는 이해 불가란다. 엑소 노래가 나올 때마다 “다른 음악 좀 듣자”라고 말씀하신다. 물론 매일 듣는 똑같은 음악이 지겨울 법도 있지만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엑소 카이에게 마음을 빼앗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무대에서 내려오면 또 다른 카이가 보인다. 그래서 더 멋지다. 아, 나도 저럴 수 있을까. 필드 위에서 누구보다 카리스마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고 싶지만 필드 밖에선 또 다른 나를 찾고 싶다. 그 새로운 목표는 엑소 카이가 나에게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