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개혁안 진전된 상항 없고 탈세 관련 개혁안 특히 불충분해, 72억 유로 못 받을 수도”
지난 6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에 제출한 경제개혁안 수정안에 대해 유로그룹이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그리스 내 유동성 고갈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8일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 겸 유로그룹 의장은 “지난 6일 제출한 그리스의 경제개혁안은 불완전하며 그리스가 국제채권단으로부터 구제금융 잔여분인 72억 유로(약 8조 6862억원)를 못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는 2400억 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에 대한 탕감과 재협상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에 성공했다. 이후 시리자는 경제개혁안을 구체화하면 4월 말쯤 돈을 빌려주겠다는 유로그룹의 약속에 지난 6일 조정된 경제개혁안을 제출한 바 있다.
현재 그리스는 기본 규제금융의 잔여 지급금 72억 유로를 받고 유로재정안정기금(EFSF) 사용을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조건을 두고 채권들과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국제 채권단의 한 관리는 “지난 2월 약속했던 개혁안에서 실제 진전된 사항이 없고 탈세 관련 개혁안이 특히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그리스 정부는 탈세 등을 막고자 소비세를 효율적으로 거두고 모든 정부 지출 부문을 총체적으로 감시하고 연금프로그램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유로그룹의 경제개혁안 거부로 그리스 정부는 경제개혁안을 다시 수정해 제출해야 한다.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이번 달 구제금융의 나머지인 72억 유로를 받지 못해 당장 이달부터 현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들(그리스)의 돈 상자는 거의 비었다”고 말했고 부누아 쾨레 ECB 집행위원은 “그리스는 이제 시간이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우리는 연금과 공무원 월급을 지급할 수 있다”며 “나머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채권단이 그리스 정부가 수용할 수 없을 정도의 경제개혁안 수정을 요구하며 그리스 국민들이 스스로 교착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유로존이 그리스의 부채 축소 및 성장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에 관해 국민투표나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