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폭등에 지친 '전세 난민'들이 아파트 전세 대신 연립·다세대 주택을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감정원은 8일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의 실거래 신고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은 1월 기준 7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 2년새 7%포인트 이상 뛰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의 중형 이하 주택 거래량은 2013년과 비교해 20% 후반대까지 늘어났다. 지역(서울·경기·인천)과 평형(소형·중소형·중형) 별로는 아파트보다 다세대·연립 주택의 거래 증가세가 두드려졌다.
서울의 소형 주택 거래량을 보면 아파트가 2013년 1만5400가구에서 지난해 2만200가구로 31.0% 증가했고 연립 거래량은 1800가구에서 2600가구로 43.6%가 늘었다.
서울 중소형의 경우 역시 아파트가 29.2%(2만1700가구→2만8천가구) 늘어난 사이 연립은 50.0%(1600가구→2천500가구) 증가했다.
서울 중형을 보면 아파트는 31.8% 늘었지만, 연립은 44.3%, 다세대는 41.7% 늘어 연립과 다세대주택 거래 증가량이 아파트를 웃돌았다.
경기 지역 또한 소형 주택 가운데 2013년과 비교한 지난해 아파트 거래 증가량은 30.4%로 연립(21.8%)보다는 높았지만 다세대(32.6%) 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경기 중소형 주택의 경우 아파트가 20.1% 증가하는 사이 연립은 28.2% 증가했고, 경기 중형의 경우 아파트 거래 증가량(20.0%)은 다세대(31.4%)나 연립(30.0%) 거래 증가량에 미치지 못했다.
감정원의 실거래 신고자료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1월 기준 수도권 전세가율은 69.5%로 2년 전인 2013년 1월(62.2%)보다 7.6%포인트나 올랐다.
이에 따라 2013년 1월 60∼70%대에 집중됐던 수도권의 전세가격 비율은 올해 1월에는 70∼80%대로 상향 이동했다.
규모별로 보면 중대형(10.5%포인트↑)과 대형(9.5%포인트↑)의 전세가율 상승폭이 컸고 소형(5.8%포인트↑)·중소형(8.1%포인트↑)·중형(8.5%포인트↑)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가격별로도 2억원 이상 전세주택의 전세가율은 8∼10%포인트 수준에서 상승한 반면 2억원 이하는 1∼6%포인트 상승했다.
전세가율 상위 1%의 평균 전세가율도 2013년 1월 83.3%에서 올해 1월 91.3%로 나타났다. 하위 1%의 평균 전세가율 역시 27.5%에서 32.1%로 뛰었다.
한국감정원은 전세가율 상위 1%의 경우 전세가율이 90%를 초과하거나 매매가격 수준을 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소형 아파트와 전세가격 2억∼3억원대의 전세가율이 각각 71.3%, 72.2%로 가장 높았다.
2013년 1월과 비교한 상승폭은 중대형과 전세가 3억∼5억원대의 아파트가 각각 10.6%포인트, 9.6%포인트로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 권역별 전세가율은 서북권, 동북권, 서남권이 71%로 이상으로 비교적 높았고 동남권(62.8%), 도심권(67.9%)은 비교적 낮았다.
감정원은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 4구'가 있는 동남권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영향으로 전세가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지역은 소형과 전세가격 2억∼3억원대의 전세가율이 각각 73.2%, 73.4%로 가장 높았다. 2013년 1월과 비교한 전세가율 상승폭은 대형과 전세가 3억∼5억원대의 아파트가 각 12.9%포인트, 12.5%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경기에서는 안양(75.0%), 수원(74.0%) 등의 전세가율이 높았던 반면, 의정부(70.7%), 성남(69.4%) 등은 평균(70.8%)보다 낮았다.
2013년 1월과 비교해 전세가율의 상승폭이 높은 지역은 용인(10.1%포인트), 부천(9.2%포인트)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