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CRM으로 소형 점포 마케팅 강화한다

입력 2006-11-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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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관리ㆍ문자메시지 활용 등 방법 다양

최근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CRM(고객관계관리)을 이용하고 있다.

CRM은 고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고객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유지하며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기술 발전으로 제품 평준화가 가속되면서 CRM이 더욱 중요한 마케팅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창업전문가들은 "흔히들 CRM이라고 하면 대기업들의 거창한 마케팅 전략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소점포에서도 간단하게 이를 이용해 활용할 수 있는 고객관리방법이 많다"고 조언했다.

◆ 명함관리로 불리한 조건 극복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창업시장에서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고객 관리를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소형 점포에서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서 우선 고객의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며 "정보 수집 방법으로는 포스(POS, 판매시점관리)활용이 있지만 고가의 포스를 구비하기 어렵다면 주소와 연락처 등을 기록할 수 있는 간단한 고객 카드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층인 점포들은 고객의 명함을 수집하는 것도 고객관리의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명함에는 고객의 신상정보가 수록돼 있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에 매우 유용하다.

여기서 문제는 손님의 명함을 받는 방법을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인가 이다.

강 대표는 "보통 계산을 하는 카운터에 명함 수납을 위한 상자를 놓고, 명함을 넣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상품이나 음식 등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며 "명함이 점점 늘어날수록 점포를 찾는 고객에 대한 귀중한 정보는 점점 늘어가는 셈이다"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세계맥주 전문점 '와바'를 운영 중인 이종민 씨(38)는 점포위치의 불리함을 철저한 고객관리를 통해 극복했다.

이 씨는 창업 후 명함수집부터 시작해 매달 수납한 명함에서 추첨을 통해 공짜 술과 안주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현재는 명함을 통해 수집한 고객 데이터만도 2000여개에 이르고 지속적으로 방문 유도 메일 등을 발송한 결과 그 중 30% 가까이를 단골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었다.

또 '명예의 전당'이라는 이벤트도 시행했다. 이는 손님의 명함을 붙인 유리병을 한쪽 벽면에 진열해 두고 다 마신 병맥주의 병 뚜껑을 채우도록 하는 이벤트.

병 뚜껑을 다 채우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1년 동안 원하는 안주를 무엇이든 무료로 먹을 수 있도록 해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는데 효과를 발휘했다.

◆ CRM 프로그램 도입도 한 방법

이처럼 효과적인 고객관리는 불리한 주변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무실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 역삼동 주변에 있는 찌개 전문점 '찌개愛감동'은 주말 매출이 평일의 20∼30%수준에 그쳐 점주에게 큰 고민으로 작용했다.

평일에는 찌개를 중심으로 하는 정식 메뉴가 주류여서 인근 직장인들의 발길이 잦았지만 주5일제근무가 대중화된 이후 주말이면 매출이 급감했다.

더욱이 창업주들은 주말이라고 해서 문을 닫을 수 없기 때문에 점주는 고객카드를 이용해 점포 인근에 거주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주말 마케팅을 전개했다.

주말에 방문하면 요리 메뉴 한 가지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

점포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이 가족과 함께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주말에도 평일의 60∼70%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고객층을 좀 더 세분화해 관리하고 싶다면 CRM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서울 당산동에서 피부ㆍ몸매관리 전문점 '피부천사'를 운영 중인 노명희 씨(43)는 고객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자체적인 CRM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뷰티숍의 특성상 개인별 밀착 관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한 번 방문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들르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노 씨는 CRM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의 방문횟수와 피부타입, 구매 서비스 등 고객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축적했다.

노 씨는 "할인 이벤트 등 행사가 있는 때에는 고객의 이메일로 안내 메일을 발송하고, 방문이 뜸한 고객들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안부를 묻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으로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 분석결과 CRM 프로그램 도입 이후 매출이 20∼30%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 문자 메시지는 시의성을 살려서

휴대폰이 일반화되면서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고객관리도 마케팅 방법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같은 이동통신의 발달은 스팸메일 못지 않게 스팸 메시지도 하나의 공해로 인식되면서 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다.

강 대표는 "시의적절한 이슈를 통해 문자메시지를 활용한다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전농동에서 배달 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한성원 씨(37)는 지난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한·일 4강전에 맞춘 마케팅을 펼쳤다.

한 씨는 3회 이상 음식을 주문했던 고객들에게 치킨과 음료 등으로 구성된 후라이드 세트 메뉴를 주문할 경우 30% 할인해 준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방법을 통해 한 씨는 10%가 넘는 회수율을 보이면서 평소의 두 배가 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이외에도 많은 분야에서 시행하고 있는 마일리지 카드에 고객의 지불한 대금의 일부를 적립해 주고, 일정 금액 이상이 쌓이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에 아이디어를 가미한다면 천편일률적인 마일리지 적립서비스보다도 고객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쉽다.

강 대표는 "예를 들어 적립금을 고객이 보는 앞에서 즉시 저금통에 넣어주고, 다 채워지면 가져가게 하는 방법을 쓰는 점포도 있다"고 말했다.

또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에서 마일리지 카드처럼 활용하는 10+1잔 무료 쿠폰도 점포에서 이름에 따라 분류보관하면 고객이 직접 가지고 다녀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 고객 따라 차별적 서비스 제공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을 새삼스럽게 거론할 필요도 없이 경영 활동에서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이는 소점포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객 관리를 대기업의 전유물로 생각하지 말고,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는 것부터 일단 시작하는 것이 성공 창업의 첫 걸음이 돼줄 것이다.

강병오 대표는 "소점포들이 CRM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포스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좋다"며 "하지만 이를 구축하기 어렵다면 고객카드작성이나 명함수납 등의 차선책으로 고객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고객에 대한 DB가 구축되고 나면 단골, 최고 고객 등 고객을 세분화해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CRM의 목표는 모든 고객에게 평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자 메시지, 인터넷 사이트, 이메일 등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며 "IT기술을 이용하면 소비자 접근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외에도 마일리지 카드제도나 쿠폰도입도 CRM 마케팅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강 대표는 "하지만 막연하게 매출 향상이나 고객 증대를 목표로 하는 것보다는 확실한 목표치가 있는 것이 좋다"며 "예를 들어 장사가 안 되는 월, 화요일에 20%의 고객 증대를 목표로 한다면 고객 관리의 전략 수립 자체가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를 운영 중인 이종민 씨(사진 왼쪽)는 고객들의 명함관리를 통해 불리한 입지요건에도 불구하고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등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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