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더딘 페이스가 시즌 준비하는 데 도움된다”

입력 2015-02-2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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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페이스가 도리어 정규리그 개막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27일(현지시간) 팀의 스프링캠프인 미국 플로리다 주 브래든턴의 파이리트 시티에서 나흘째 훈련을 마친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는 예년과 달리 페이스를 올린 속도가 느린 편이나 중요한 정규리그 대비를 위해서는 차라리 낫다고 진단했다.

그는 강풍에 체감온도가 한자릿수대로 떨어진 이날, 바람막이 상의를 입고 정해진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추운 날씨에 손이 곱은 투수들이 제대로 볼을 던지지 못한 바람에 강정호는 라이브 배팅에서 방망이를 화끈하게 돌리지 못하고 볼을 골라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훈련 막판 배팅볼 타격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빨랫줄 같은 타구를 몇 차례 생산했다. 타격을 마친 강정호는 “추워서 연습하는 데 혼났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에서 뛴 강정호는 1월 중순 스프링캠프를 시작해 2월 중순부터 연습경기를 하는 KBO 리그 팀의 일정에 따라 방망이를 이때부터 서서히 달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시범경기가 3월 초부터 열리기 때문에 강정호의 스프링캠프 신체 사이클은 예년에 비춰볼 때 보름가량 뒤처져졌다. 전력의 70∼80%에 가까운 힘으로 던지는 투수들의 공에 배트가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강정호가 여유를 보인 것은 두 가지 이유로 보인다. 닐 헌팅턴 단장과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의 포지션을 '만능 내야수'라고 칭하면서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리지 않고 계속 빅리그에 두겠다고 천명했다.

허들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2주간 강정호를 유격수로 테스트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외국에서 온 선수로서 시범경기부터 당장 실력을 보여주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는 보통의 사례와 달리 강정호는 심적인 안정을 바탕으로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페이스를 조절해 기량을 충분히 선보일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스프링캠프 평가전과 3월 초 시범경기를 잇달아 치르는 KBO 리그 선수들은 일찌감치 시즌을 준비한 만큼 대개 4월 초 정규리그 개막까지 타격 사이클의 부침을 겪는다. 타격감각이 최고조에 올랐다가 심한 내리막을 경험하고 나서 정규리그 개막에 맞춰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일을 반복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의 한 자리를 확보한 강정호는 타격 사이클의 등락을 경험할 필요 없이 오로지 정규리그 개막에 맞춰 서서히 감각을 끌어올리기만 하면 되기에 차라리 더딘 페이스가 도움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강정호는 3월2일 청백전부터 시작하는 본격 실전을 앞두고 이날부터 타석에서 발을 빼지 않는 연습도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타자들이 쓸데없이 타석에서 벗어나는 일을 막아 경기 시간을 줄이고자 스피드업(경기 시간 촉진규정)을 각 구단에 전파했다.

투수가 투수판에 발을 올리고 있을 때 타자들은 파울, 헛스윙 등 타격 결과물을 내놓지 않고서는 양발을 타석에서 빼면 안 되고 한쪽 발을 타석에 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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