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 총기 피습에 그대로 노출…방탄복 지급 안돼

입력 2015-02-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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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나 지구대에 근무하는 일선 경찰관들에게는 방탄복이 보급되지 않아 총기 피습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경기 화성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장 이강석 경감(소장)이 피의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이모 순경과 2인 1조로 현장에 먼저 도착한 이 경감은 현관문을 열려고 하자 피의자가 1차로 총을 쐈고, 뒤로 물러난 이 경감이 재차 현관문을 살짝 연후 대화를 시도하려다 총에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범인체포·연행 관련 행동요령에 따르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상황에 따라 권총, 경찰봉, 수갑, 방검복, 전자충격기 등 필요한 장구를 사전에 준비하게 돼 있다.

당시 “작은 아버지가 부모님을 총으로 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으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막상 총격에 대비할 장비가 없었다.

방탄복은 경찰서의 타격대, 특공대 등에만 보급됐을 뿐 파출소나 지구대에는 칼등에 찔리거나 뚫리지 않도록 특수강으로 제조한 방검복만 지급됐기 때문이다.

피의자가 사용한 총기는 12구경 이탈리아제 엽총으로 방검복이 막아 내기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이 경감은 신고를 받고 신속히 출동하느라 방검복마저 챙겨 입지 못했다. 이 경감이 휴대한 화기는 실탄 권총이 아닌 테이저건으로 엽총에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이틀 전 총기 살해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경찰이 총기 사용 피의자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당시 이 경감 등 파출소 인력뿐 아니라 형사기동대, 타격대 등도 출동 중이었다. ‘파출소장과 피의자가 서로 아는 사이 같았다’는 이 순경의 진술에 비췄을 때 이 경감이 피의자를 진압하려 들어갔다기보다는 말로 설득하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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