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이]
경찰이 성폭행 피해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붙잡은 피의자를 피해자와 같은 순찰차에 태워 물의를 빚었다.
24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4일 '여자가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른다'는 아파트 주민의 신고를 받고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공원에서 귀가 중이던 1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육군 모 부대 소속 A(21) 상병을 300m가량 쫓아 체포했다.
A 상병은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B(19)양을 붙잡아 넘어뜨린 뒤 얼굴 등을 때리고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가 붙잡힌 것을 본 B양은 귀가하려 했지만, 경찰은 지구대까지 동행해 피해자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 상병과 B양을 한 순찰차에 함께 태우고 지구대까지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청 훈령 69조 2항에 따르면 경찰관은 피해자 또는 신고자 등을 경찰관서 등으로 동행할 때 가해자나 피의자 등과 분리해야 한다.
경찰은 2007년 초 피해자와 피의자를 분리해 호송토록 하는 이 규정을 신설한 바 있다.
다만 경찰력의 한계 등을 고려해 보복 우려가 없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당시 출동했던 파출소의 순찰차가 2대뿐이었다"며 "한 대는 이미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순찰차 앞좌석과 뒷좌석은 분리돼 있었고 피해자를 (공원에) 혼자 둘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피의자와 동행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