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 리스크 대비 현금보유 축적…IT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 높아져
‘나스닥 5000시대’가 임박한 가운데 최근 IT주 강세가 15년 전 닷컴버블 때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스닥 지수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000년 3월과 현재 IT주가 상승하는 추세 속 투자 환경을 각각 비교해 볼 때 거품이 빠지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CNN머니는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거품현상이 발생했던 시대를 살펴보면 투자의 허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애견용품 판매 업체 팻츠닷컴, 배송서비스업체인 웹밴, 코즈모닷컴의 실패 사례를 들여다 봤을 때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지 않아도 주식시장에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주식 시스템상 보여지는 수치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심리를 정당화했던 것. 결국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제 수익을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품이 꺼진 후 깨달은 셈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는 다르다. 지금 소위 잘 나가는 기업들은 돈 방석에 앉아있다. 애플의 현금보유규모는 1780억 달러(약 197조7000억원)에 달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시스코시스템, 오라클 등도 현금보유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다. 과거 닷컴버블을 겪었던 당시 기업들이 현금을 적게 갖고 있던 것과 대조된다.
S&P캐피탈IQ의 스콧 케슬러 기술주 자산연구 책임자는 “과거 IT들은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이를 극복할 자금이 없었다”면서 “지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기술주 중심의 거품 현상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발생할 리스크를 대비해 자금을 든든하게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준비성이 나스닥 5000지수 돌파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배경인 것이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데이비드 조이 최고시장전략가는 “나스닥의 새로운 기록을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이는 즉, 투자자들이 IT에 대한 이해도가 과거보다 높아졌고, (투자 자세가) 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