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마녀’, 주말 안방극장에서 데이트 강간?

입력 2015-02-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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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에서 탁기사와 풍금이 동침했다.

15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 34회에서 풍금(오현경)은 탁기사 월한(이종원)의 부탁을 받고 월한의 여동생 결혼식에 참석했다. 동생들은 풍금에게 “형은 우리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다. 뿔뿔이 흩어져 고아원으로 갈 뻔했지만 형 덕분에 이렇게 모여 살 수 있었다”며 절을 했다. 절을 받는 풍금은 당황스러웠지만, 한편 월한가 지금껏 고시원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됐다.

동생들 앞에서 부부행세를 해야했던 월한과 풍금은 어쩔 수 없이 한 방에서 잠을 자게 됐다. 한복을 입은 채 잠을 자던 풍금은 더위를 참지 못해 안절부절하다 결국 저고리와 치마를 벗고 속치마 차림으로 잠이 들었다. 이 모습을 실눈을 뜨고 지켜보던 월한은 몰래 방을 빠져나가 아궁이에 물을 부었다. 차갑게 식은 방에 새벽녘 한기가 든 풍금은 잠결에 월한의 품에 안겼고, 이 모든 것은 월한의 계획이었다.

자신을 능글맞게 끌어안는 월한에 잠이 깬 풍금은 놀라 소리를 질렀지만 월한은 “당신이 먼저 와서 안긴 것이다”라며 풍금을 제압했다. 다음날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월한에게 화를 내며 “10년간 수절 지킨 꽃봉오리 같은 나를 한 방에 꺾어버렸다”는 풍금의 대사를 볼 때 지난 밤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사진=MBC 시청자 게시판 캡처)

방송이 나간 후 MBC 시청자 게시판은 들끓었다. 풍금의 분명한 거부에도 월한이 힘으로 풍금을 제압하는 모습이 엄연한 데이트 강간이라는 것이다. 이후 화를 내는 풍금에게 “속치마 차림으로 품에 안긴 것은 당신 아니냐, 내게 안기고 싶었다고 솔직히 말하라”며 싱글벙글인 월한의 대사도 도마에 올랐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것이다. 김송이 씨는 MBC 게시판에 남긴 글을 통해 “’네가 조심했어야지’, ‘단정히 했어야지’라며 성폭행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회의 그릇된 모습과 탁기사의 대사가 일치한다”며, “어쨌든 속옷 차림으로 품에 안긴 여자는 거부 의사를 밝히더라도 강간 당할 만한 것이냐”며 분노했다. 작성자 놀란도 “풍금이 옷을 벗고 안겼다고 책임을 떠넘기는건 2차 가해”라며 “데이트 강간을 러브라인 에피소드로 포장하니 현실에서도 범죄자들이 날뛰는 것 아니냐”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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