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은행권에 제공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50억 유로 확대했다고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ELA 한도는 650억 유로로 늘어났다.
ECB는 이날 전화회의를 열고 그리스의 요청을 반영해 ELA 한도를 상향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앞서 ECB는 이달 초 그리스 은행권에 ELA를 통한 긴급 대출을 가능하게 했다.
전문가들은 ECB의 이번 결정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긴축 및 구제금융 지급과 관련해 그리스 신 정부와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글로벌 외환 투자전략 부문 책임자는 “그리스에 대한 ELA 증액은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Grexit) 우려를 줄였다고 평가했다.
마켓워치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에서 ELA가 중요한 요소였다면서 ELA가 부족하면 예금자들이 그리스 은행권에서 자금을 빼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CB는 지난 4일 그리스 은행권이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혀 그렉시트 불안이 확산한 바 있다.
한편, 전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는 그리스 구제금융 재협상과 관련해 공동선언문이 채택됐지만 막판에 그리스가 반대해 무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으로부터 전화로 공동선언문에 대한 보고를 받고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연장’이란 문구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ECB의 ELA 한도 증액 소식이 전해진 뒤 유로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 30분 현재 유로ㆍ달러 환율은 0.62% 오른 1.1399달러를 기록했다.